경쟁 로드샵 대비 비싼 가격에 구매 망설이는 소비자들
오픈 첫 주, 주말 낮 시간대 불구 발길 뜸해
블록모양 독특한 콘셉트 눈길…초반 화제몰이 그칠 우려도

스톤브릭 매장. 사진=김민희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스톤브릭(StoneBrick)’이 문을 열었다. 장난감 레고가 연상되는 블록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을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지만,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국내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에 직면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11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장 수 역시 2016년 5643개에서 지난해 300여개 이상이 줄었다.

이번 스톤브릭 론칭으로 이마트는 기초 및 색조화장품 라인업을 모두 갖추게 됐다. 다만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탓에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마트는 스톤브릭 주 타깃층을 18~24세로 잡았다. 젊은 연령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장난감 같은 화장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아기자기한 블록모양의 립스틱과 아이섀도 용기에는 자석이 내장돼있어 나만의 화장품을 조립할 수 있다는 재미요소도 가미했다.

스톤브릭은 지난 14일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안테나숍을 열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안테나숍은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개설된 전략점포다. 오픈 하루 전날인 13일 정용진 부회장은 직접 개인 SNS에 홍보영상을 올리며 지원사격을 하기도 했다.

18~24세 공략했지만…소비자 “비싸고 활용도 떨어져”

오픈 첫 주말인 일요일 오후 4시 해당 매장을 방문했다.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라 예상했지만 매장 내 고객은 9명 남짓에 불과했다.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주말 홍대 거리임에도 유독 스톤브릭 매장은 한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스톤브릭은 로드샵 매장이 즐비한 홍대 거리를 지나 골목 한 편에 자리 잡았다. 골목 초입에 위치한 ‘바닐라코’와 ‘이니스프리’에 가려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마치 ‘팔레트’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벽면이었다. 다양한 색조를 강조한 만큼 타 매장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색상도 구비돼있었다. 빨간색과 파란색 마스카라를 비롯해 노란색, 민트색 아이섀도까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었다. 특히 눈길을 끈 제품은 푸른색·금색 펄이 들어간 립스틱이었다.

사진=김민희 기자

매장에서 만난 고객 A(22) 씨는 “구경하는 재미는 있다. 특히 금펄이 들어간 립스틱은 할로윈처럼 특별한 날 이벤트성으로 한 번 정도 사용해 봄직하다”며 “하지만 원래 쓰던 화장품에서 스톤브릭으로 넘어올 만한 장점은 아직 잘 모르겠다. 이렇게 특이한 색을 매번 살 것같진 않다. 재미로 사진을 찍는 정도의 용도로는 좋지만 평소 활용도는 떨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톤브릭의 경쟁업체는 중저가 브랜드인 바닐라코와 에스쁘아,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미샤 등이 있다. 타깃 연령대가 비슷한 에뛰드하우스는 파운데이션은 1만8000원, 립스틱은 9500원, 아이섀도는 3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스톤브릭의 파운데이션은 3만5000원, 립스틱은 2만원, 단품 아이섀도가 1만4000으로 2~3배 이상 비싼 가격이 책정돼 있다.

소비자 B(21) 씨는 “마음에 드는 립스틱이 있었지만 비싸서 망설이다가 내려놨다. 다른 로드샵처럼 선뜻 사서 도전하기가 어렵다”며 “로드샵은 가성비가 생명이 아니냐. 7000원~1만1000원 사이의 가격이면 구입해 볼 것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로드샵 제품은 반값 세일이나 1+1행사를 통해 구입하는 게 보통이다”며 “스톤브릭은 아이섀도 단품마저 비싸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돈을 조금 더 주고 색조로 유명한 해외브랜드 나스(NARS)나 맥(MAC)을 구입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스톤브릭은 로드샵을 목표로 출점한 것이 아니다. 중저가 가격대로 제품을 내놨지만 색상이나 질감은 백화점 브랜드 못지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품 사업은 고부가가치산업에 속하기 때문에 사업확장을 위한 방안 중 하나”라며 “앞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 홍대 안테나샵을 통해 고객 선호도를 체크한 뒤 H&B스토어 등에 입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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