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확대·개최일 분산…주총 풍경 바꾼 ‘주주 행동주의’
배당금 확대·개최일 분산…주총 풍경 바꾼 ‘주주 행동주의’
  • 김민아 기자
  • 승인 2019.02.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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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슈퍼 주총 데이 완화…기업, 주주 친화 총력
상장사 배당금 역대 최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
지난해 3월 개최된 삼성전자 주주총회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개최된 삼성전자 주주총회 모습.사진=연합뉴스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총 풍경이 변화할 전망이다. ‘주주 행동주의’ 바람이 거세지자 기업들은 주주 친화 정책까지 꺼내 들었다.

19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911개사가 정기주총 개최일을 확정했다.

코스피의 경우 3월 27일에 82개 기업이 주총 개최를 알렸고 코스닥은 144개사가 27일에 몰리면서 총 226개사가 이날 주총을 열 예정이다. 3월 26일에도 코스피는 37개사, 코스닥은 142개사가 주총 개최를 예고했고 29일 역시 코스피 52개사, 코스닥 40개사가 몰렸다.

정기주총 개최일을 발표한 885개사 중 54.5%가 3월 26·27·29일 등 3일에 집중되면서 기업들이 한날한시에 주주총회를 여는 ‘슈퍼 주총데이’가 이번에도 재현됐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면 주총 쏠림 현상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3월 23일(538개사), 30일(382개사), 29일(125개사)에 집중됐다.

이는 스튜어드십(Stewardship)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주주권 강화에 나서면서 주주 권리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대표적인 국내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한진그룹과 남양유업, 현대그린푸드에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현 정부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공정경제전략 회의를 열고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상생 경제는 대기업 자신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틀린 것은 바로잡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전자투표제도는 기업이 전자투표 시스템에 주주명부와 주총 의안을 등록하면 주주가 인터넷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주주 권리행사 용이와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마련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서비스(K-eVote)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총 1331개사로 집계됐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2018년도 정기주총에서 SK그룹, 한화그룹, 포스코그룹, 두산그룹 등이 해당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2019년도에도 주요 그룹 계열사들의 전자투표 도입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주주권 강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주주 행동주의 바람이 불면서 정기 주총 풍경이 바뀐 셈이다.

이에 기업들은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배당을 공시한 499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2018 사업연도 배당금은 총 26조2676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배당금 합계액 20조8593억원보다 25.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게다가 전체 상장사의 전년도 배당금 총액(25조5020억원)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추가로 결산 배당을 확정할 기업도 고려하면 3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배당금 확대는 국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국내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저평가의 원인으로 주식거래세, 인색한 배당, 지배구조 문제, 특정 업종으로의 이익 쏠림 등을 꼽았다.

특히 소위 ‘짠물 배당’이 문제로 지적받았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당액은 26조40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배당 성향은 오히려 하락한 18.5%에 불과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배당금 확대가 저평가 해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 연구위원은 “배당금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배당 성향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에 있다”며 “증시 저평가에 지배구조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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