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지분 50%+1주 8천억원 인수, 최대주주 등극
단숨에 시장 2위 ‘껑충’…“新성장기회 확보, 확실한 교두보 마련”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서 유료방송시장 새판짜기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U+와 CJ헬로의 빅딜 성사로 업계의 M&A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4일 LGU+는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주당 가격은 2만659원으로 책정했다.

이후 LGU+는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방송·통신 융합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업결합심사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정부의 인허가를 받고 CJ헬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 LGU+는 현재 2위인 SK브로드밴드를 멀리 따돌리고 단숨에 업계 2위로 안착하게 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내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가 30.86%로 1위, SK브로드밴드 13.97%, CJ헬로 13.02%, LGU+ 11.41% 등 순이다.

이날 하현회 부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기존의 고착화된 통신 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LGU+가 변화를 주도하며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통신사들도 IPTV, 케이블TV 등 미디어사업 분야 성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한 확장전략을 추진 중이다”며 “CJ헬로는 업계 리더로서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입자 및 커버리지 측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유무선 결합을 위한 잠재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LGU+가 CJ헬로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유료방송시장 내 경쟁력 확보가 유리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CJ헬로 본사. 사진=연합뉴스

유료방송시장 내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차별화된 콘텐츠와 가입자수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올해 본격 상용화되는 5G 시대에는 미디어가 ‘킬러콘텐츠’로 급부상하면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LGU+는 이미 선제적으로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 콘텐츠를 보완하고 세부적으로 확장하는 한편 이동통신업계에서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단독 도입해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앞으로 콘텐츠 강자인 CJ그룹과 제휴하게 되면 그간 만년 꼴찌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것은 물론 1위인 KT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LGU+는 넷플릭스 도입으로 일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입자 순증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키즈 콘텐츠인 ‘아이들나라’ 역시 IPTV 3사 중 서비스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은퇴를 앞둔 50~60대 시니어세대를 위한 ‘U+tv 브라보라이프’를 마련하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콘텐츠 스펙트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LGU+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경쟁사인 KT와 SK텔레콤도 케이블TV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CJ헬로 인수전에 고배를 마신 SKT는 M&A를 통해 다시 시장 점유율 2위 탈환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SKT는 오는 7월 채권 만기 연장을 앞둔 딜라이브(6.45%)를 비롯해 티브로드(9.86%), 현대HCN(4.16%) 등 케이블 업체들을 놓고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다만 SKT는 딜라이브를 인수하더라도 시장 2위에 머물러야 해서 2개 이상의 회사를 인수하는 대안을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역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를 내세워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유료방송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남아있어 국회에는 인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속단하기는 이르다. 만약 KT가 딜라이브를 품을 경우 시장점유율은 37.31%로 우뚝 솟는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 서비스의 영향력은 5G가 상용화될수록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들이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하고 이용자들을 흡수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LGU+ 인수전이 SKT나 KT의 SO 인수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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