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원대 7인승 수입 디젤 MPV, 소비자 눈길 끌 듯
광활한 시야‧효율적인 공간 활용 눈길, 15.3km/ℓ 연비는 덤
스티어링휠 버튼‧컵홀더 아쉬워, 수동조절 직물시트 옥에 티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사진=시트로엥

시트로엥은 2014년 국내에 들여온 그랜드 C4 피카소를 올해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로 개명했다. 이와 동시에 엔진과 변속기를 변경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넓은 실내공간과 함께 향상된 출력, 토크, 연비 등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일한 디젤 7인승 다목적차량(MPV)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MPV로는 메르세데스-벤츠 3세대 B클래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판매가격 또한 4300만원 정도로 비슷하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가 5인승인 반면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7인승이다. 실내공간과 출력, 효율성 등에서도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가 앞선다는 평이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차체 제원은 전장 4600mm, 전폭 1825mm, 전고 1645mm, 축거(휠베이스) 2840mm이며, 공차중량은 1725kg이다. 모든 수치가 메르세데스-벤츠 B클래스를 상회한다.

기본 트렁크 공간도 넓은 편이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3열 좌석을 접으면 645ℓ이며, 용도에 따라 2열 좌석을 접을 경우 최대 1843ℓ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에는 4기통 2.0ℓ BlueHDi 디젤 엔진과 신형 EAT8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제원 상 성능은 최대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40.8kg·m이다. 직전 모델인 그랜드 C4 피카소에 탑재된 엔진보다 13마력, 3kg·m이 향상돼 조금 더 여유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또 신형 EAT8 미션과 맞물려 복합연비 ℓ당 12.7km(도심 11.6km, 고속 14.3km)를 자랑한다.

지난 14일 한불모터스는 제주도에서 미디어 시승행사인 ‘시트로엥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시승한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상위 트림인 샤인 플러스(SHINE+)이며 총 43km를 주행했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를 처음 마주한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널찍한 전면부 유리와 A필러 부분을 유리로 처리해 시야를 넓혀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부분이다. 둥근 외관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함께 차체를 크게 보이게 했다. 그러면서도 독특한 주간주행등과 전조등, 라디에이터그릴 등의 전면 디자인과 후면 후미등으로 인상적인 느낌을 풍겼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사진=시트로엥

1열 앞좌석은 광활한 시야와 넉넉한 헤드룸이 압권이다. 주행 중 빛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선바이저는 앞뒤로 슬라이딩이 가능한 형태로 디자인돼 시야를 좁아지게 하지 않았다. 헤드룸은 180cm 기자가 탑승했음에도 한 뼘 이상 남았다. 레그룸도 넉넉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외모만큼이나 독특했다. 계기반은 센터페시아 정중앙 상단에 12인치 LED 파노라믹 스크린 형태로 디자인됐다. 계기반이 가운데에 위치하게 되면서 전면 유리와 스티어링휠 사이에 휴대폰이나 지갑 등을 얹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또 스티어링휠 뒤편에 아주 작게 위치한 기어레버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에는 7인치 멀티 터치스크린이 탑재됐다. 터치감은 무난한 편이며 조작은 편리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룸미러와 차일드 미러, 2열 카시트 3개 장착 모습, 트렁크 최대 적재 공간, 2열 접이식 테이블.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사진=시트로엥

2열 역시 넉넉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자랑한다. 1열 좌석 뒷부분에 접이식 테이블을 설치했으며 탈착식 콘솔박스와 바닥 적재공간 등을 마련했다. 2열은 시트가 3개로 구성돼 있으며 아이소픽스(ISOFIX)가 시트마다 설치돼 카시트를 최대 3개 설치할 수 있게 했다. 또한 2열 시트를 각각 접을 수 있도록 구성해 효율성을 더했다.

주행 중에는 빠른 가속력과 변속 속도가 인상깊게 다가왔다. 높은 토크 덕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빠르게 치고 나갔으며 충분한 출력이 더해지며 부드러운 주행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새롭게 탑재된 신형 8단 자동변속기는 ‘퀵 앤 컴포트 시프트’ 기술이 적용돼 민첩한 변속 성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충격은 느껴지지 않아 계기반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기어 단수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급가속에서의 엔진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정도였다. 풍절음과 노면소음도 음악 감상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며 동승자와 대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의 진동은 시트와 스티어링휠로 직접적으로 전해지지 않을 정도였다.

스티어링휠은 가벼워 여성이나 고령의 운전자도 무리없이 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다.

단점도 존재했다. 스티어링휠에 설치된 버튼의 수가 생각보다 많아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정도다. 2개로 구성된 컵홀더는 위치가 애매해 운전 중 사용이 불편하고, 너무 바짝 붙어있어 캔 음료 이외에는 2개를 꽂을 수가 없다. 

또한 상위 트림임에도 시트조절이 수동이라는 점과 직물시트, 일부분만 가죽을 덧댄 점은 옥에 티로 남았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시승 후 트립 상 평균 연비. 사진=제갈민 기자

시승을 마친 후 계기반 트립을 통해 확인한 평균 연비는 ℓ당 15.3km를 나타냈다. 시승 간 급가속과 급정지를 몇 차례 행했음에도 제원 상 복합연비인 ℓ당 12.7km를 상회한 수치다.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48km이다. 고속도로로 장거리 주행 시에는 연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국내 판매가격은 ▲하위 트림 샤인이 4342만원 ▲상위 트림 샤인 플러스가 4542만원이다. 이는 부가가치세(VAT)와 개별소비세 인하가 적용된 가격이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패밀리카의 조건을 고루 갖췄다. 4000만원대 디젤 수입 패밀리카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흔한 브랜드와 차종이 아닌 남들과 다르게 나만의 개성을 뽐내고 프랑스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차량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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