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미’ 신조어까지 등장…전국 뒤덮은 미세먼지 공습
공기청정기·필터·마스크 업체 강세 “미세먼지 일상화로 시장 확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7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관련주만 미소짓고 있다.

15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됐다. 특별법 시행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는 초미세먼지(PM 2.5) 평균농도가 50㎍/㎥를 넘고 다음 날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할 수 있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시·도지사는 교육청 등 관련 기관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에 휴원·휴업, 보육 시간·수업 시간 단축 권고가 가능해진다.

봄철 불청객으로 치부되던 미세먼지가 계절과 관계없이 기승을 부리자 정부가 총력전에 나선 셈이다.

반면 미세먼지 관련주는 봄날을 맞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황사용 마스크 제조·판매 업체, 공기청정기 업체 등 미세먼지 관련주는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웰크론은 지난달 2일 2840원에서 15일 3585원으로 26.23% 올랐다. 모나리자와 오공도 각각 14.27%, 17.41% 상승했다.

대기 정화사업을 하는 나노(23.06%)와 공기청정기 필터 업체 크린앤사이언스(30.98%),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위닉스(10.27%) 등도 올해 초보다 상승했다.

미세먼지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면서 마스크·공기청정기 등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수혜 기대감이 기업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지난 8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일 평균 ‘매우나쁨(75㎍/㎥ 초과)’ 수준의 강한 고농도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14일에는 경기 북부에서 131㎍/㎥를 기록하면서 역대 미세먼지 측정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 발령 횟수도 증가했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 횟수는 2017년 205회였지만 지난해 412회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초미세먼지 역시 같은 기간 129회에서 316회로 큰 폭으로 급증했다.

증권업계는 미세먼지 관련주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세먼지 일상화로 관련 제품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오염 발생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환경 가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기청정기, 건조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아 향후 추가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연간 판매량은 2016년 10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250만대로 불어났다. 시장규모도 2016년 1조원에서 지난해 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마스크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오픈마켓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한 달간 황사·독감 마스크는 전년 동기보다 79% 더 많이 판매됐다. 미세먼지 가전제품으로 분류되는 의류 관리기 판매량도 109% 늘었고 공기청정기는 53%, 의류건조기는 35% 증가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사계절 내내 지속되면서 계절에 따른 변동성은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며 “이에 관련 제품 수요가 늘며 생산기업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변동성은 크다”며 “미세먼지가 주춤하거나 정부 대책 등 관련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 신중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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