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 3조1567억원 기록 ‘3조 클럽’ 재입성
원 신한·글로벌 전략 집중…진 내정자, 부담 덜까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내달 취임을 앞둔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가 부담을 덜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의 실적이 KB금융그룹을 넘어서면서 1년 만에 리딩뱅크 왕좌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1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2조9179억원)보다 8.2% 증가한 3조15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은행·금투·캐피탈·제주·저축은행 등 각 그룹사 설립 이후 최고 실적으로 2011년 이후 7년 만에 순이익 3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그룹 대손 비용률은 26bp로 그룹 창립 이래 처음으로 30bp 이내에서 하향 안정화 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냈다. 그룹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연중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인 53bp까지 내려왔다.

신한은행의 순이익도 3조1647억원으로 전년보다 43.5% 증가했다. 원화 대출금이 1분기 1.0%, 2분기 2.0%, 3분기 2.0%, 4분기 2.2% 등 매 분기 자산 성장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중소기업 및 가계 부문의 균형 있는 자산 성장과 순이자마진(NIM)이 안정화되면서 은행이 그룹 실적 개선의 견인차역할을 했다”며 “더불어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약진을 통해 그룹 차원의 경상 이익 창출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KB금융과 대조된 모습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68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시장 기대치였던 3조3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4분기 순이익 역시 2001억원으로 전 분기(9538억원) 대비 79.0% 줄었다.

KB금융 측은 주요 계열사의 희망퇴직 확대에 따른 일반관리비 증가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및 손해보험업 부진에 따른 기타영업손실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의 순이익은 소폭 늘었다. 여신성장에 따른 이자 이익 증가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2243억원을 기록했다.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 사진=신한금융지주

앞서 2017년 리딩뱅크 자리에서 내려온 신한금융은 KB금융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졌다.

1위를 내준 분기인 2017년 3분기 신한금융은 2조73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은 2조7897억원의 순이익을 내 521억원의 차이가 났다. 반면 지난해 3분기에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각각 2조6746억원, 2조8692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격차가 1946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은행 부분에서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지난해 12월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된 진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가 ‘리딩뱅크’ 탈환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9167억원, 국민은행은 2조793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전년(1452억원) 보다 차이가 더 벌어졌다.

취임을 앞두고 리딩뱅크 왕좌를 되찾으면서 한숨 돌린 진 내정자는 ‘1등 은행 굳히기’에 역량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원 신한(One Shinhan)’을 그룹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운 만큼 조직 안정화와 통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는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을 갖춰 그룹 내 신망이 두텁고 조직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주 부사장을 역임하면서 신한금융으로부터의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이다.

글로벌 시장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진 내정자는 일본 오사카지점,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사장 등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이 올해 글로벌 리스크 관리와 선택적 자산 성장을 중점 전략으로 내세운 만큼 진 내정자의 글로벌 경험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전략과제로 설정한 ‘수이치온’을 바탕으로 ▲선택받는 은행 ▲편리한 은행 ▲견고한 은행 ▲함께하는 은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리딩뱅크 탈환이 진 내정자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딩뱅크 탈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며 “이런 부담이 진 내정자에게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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