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활성화 방안 발표 “기업 자금조달·투자금 회수기능 강화”
상장기업에 크라우드 펀딩 허용…신주가격규제·회계감독 부담 완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열린 코넥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코넥스 시장은 이제까지 신시장이라는 개념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초기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보다 강화할 것이다”며 시장 활성화를 다짐했다.

최 위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지원센터에서 ‘청년 상장의 꿈, 성장의 꿈’을 주제로 열린 코넥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코넥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코넥스는 회수·재투자 활성화를 통한 중소벤처 생태계의 선순환구조 구축을 위해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 시장이다.

최 위원장은 “2013년 7월 개설한 이후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와 시가총액은 6조3000억원으로 개설 초기 대비 13.3배 증가했다”며 “상장기업 수 역시 총 153개사로 개장일 대비 7.3배 늘고 일평균 거래대금과 거래량 모두 각각 12.3배, 5.7배 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거래부진으로 혁신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 회수시장으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 성장의 디딤돌, 벤처투자 회수·재투자 선순환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정체성 회복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누구나 상장하고 싶고, 누구나 투자하고 싶은 시장’으로의 재설계를 목표로 ▲기업 자금조달 편의성 제고 및 상장 제약 요인 해소 ▲시장 유동성 확대 및 투자 제약요인 해소 ▲가교시장 역할 강화를 통한 성장사다리 구축 ▲코스닥시장에 준하는 투자자 보호체계 구축 등 4개 전략, 12개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공모·소액공모 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은 코넥스 상장 기업에는 상장 후 3년 동안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한다.

코넥스 시장의 신주가격 결정 관련 자율성도 높인다. 현재 코넥스 상장기업은 상위 상장시장의 규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코넥스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적정 신주가격을 설정하지 못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가격결정 절차에 객관성이 확보되는 경우에는 신주가격규제를 완화한다. 주관사가 수요예측을 통해 신주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 신주가격결정 규제를 면제한다. 제3자 배정 시 주주총회 결의와 대주주·특수 관계인 증자참여를 배제하면 기준주가에 10% 초과 할인을 적용한다.

코넥스 상장기업의 회계감독 및 외부감사 부담도 완화한다. 예비상장시장에 진입한 초기 중소기업으로서의 특성을 회계감독 기준에 반영해 외부감사인 지정을 면제하고 내부회계 관리제도 감독기준을 별도로 마련할 방침이다.

시장유동성 확대와 투자제약요인 해소를 위해 투자자 참여 규제 합리와 및 기업 주식분산의무를 도입하고 투자자의 대규모거래 편의성도 높인다.

아울러 기업계속성심사 면제 등을 통해 코스닥 신속이전상장을 활성화하고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 등에 대한 컨설팅 기능도 강화한다.

수시공시 항목 확대와 기업 IR 지원 등을 통해 투자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등 코스닥 시장에 준하는 투자자 보호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김민아 기자

최 위원장은 “이를 통해 코넥스 시장이 명실상부하게 자본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기를 바란다”며 “중소기업에게는 코스닥 상장 전에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코스닥 상장을 대비해 충분히 교육을 받고 준비를 받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에게는 보다 안전하게 유망한 중소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벤처캐피탈에게는 회수 재투자의 선순환이 잘 이뤄지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며 “증권사에도 중소기업 IB업무 제공 등 핵심역량 제공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5년 동안 코넥스 시장에는 창업 5년 이내인 기업이 약 33개 상장했다”며 “코넥스 시장은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열려있는 시장으로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을 활발히 해서 창업의 꿈이 성공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토크콘서트에서는 현행 코넥스 시장에 대한 쓴 소리가 쏟아졌다.

토크콘서트에는 안창국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정성인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이사,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이사, 이재용 아보네 대표이사, 안재광 SBI인베스트먼트 이사, 이시우 IBK투자증권 과장, 서주역 한국거래소 과장 및 코넥스 상장기업 및 상장예정기업, 벤처캐피탈(VC),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40대 미만 청년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안재광 이사는 “현재 코넥스 시장은 인공호흡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며 “오히려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쪽으로 돌아서기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이사는 “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하기 전 코넥스를 거칠 수 있는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K-OTC와 코스닥의 중간자적인 성격이 아니라 코넥스 만의 확실한 색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인 대표는 “코넥스 역시 정규시장이기 때문에 기존 시장이 갖는 시스템이나 혜택을 전부 반영시켜야 한다”며 코스닥의 2부 시장화를 제안했다.

정 대표는 “2부 시장화를 하면 코스닥 시장도 같이 활성화 될 수 있고 코스닥 시장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을 코넥스 시장이 흡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발표한 혁신안이 아직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코넥스 시장 변화의 방향이 기업, 투자자, 증권회사 모두에 되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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