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당사고 후 26일부터 신규주식 영업 재개
디지털 자산관리·수수료 이벤트 등 공격영업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를 낸 삼성증권의 족쇄가 풀렸다. 6개월간의 신규주식영업 정지가 종료되면서 공격영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26일부터 신규주식영업을 재개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를 내면서 받은 신규주식영업 정지 제재가 종료된 것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6일 배당오류 사고를 냈다.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을 입금하면서 주당 1000원이 아닌 자사주 1000주를 입고하면서 총 28억1000만원이 잘못 입고됐다.

자사주를 입고 받은 직원 중 일부가 1208만주에 대해 매도 주문을 내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사태가 악화됐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삼성증권에 대해 업무 일부 정지 6월과 과태료 부과를 결정하면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증권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영업 재개의 신호탄을 쐈다.

오는 3월 말까지 신규고객 및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영원히 0원' 캠페인을 진행한다. 평생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종목은 코스피,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주식과 ETN·ETF, K-OTC, KONEX 등의 상장종목이다. ELW, 해외주식, 선물·옵션은 제외된다.

또 온라인 기반의 자기 주도형 투자자들을 위한 핀테크 서비스를 강화해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 선점에도 나선다.

권용수 디지털본부장은 “디지털 투자자의 경험이 차별화될 수 있도록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온라인과 결합해 다양한 신개념 컨설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제공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투자 대중화 시대를 맞이해 ‘2019 해외투자 2.0’ 이벤트도 진행한다. 삼성증권 전국 지점에서 해외주식, 해외상품을 매수한 고객 중 선착순으로 사은품을 증정하고 신규 종합계좌를 개설하고 해외주식 약정을 맺은 고객에게 사은품을 제공한다.

이는 6개월의 영업정지로 치열하게 전개되던 초대형 IB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극복해나가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진=삼성증권

실제 삼성증권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923억2600만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30%,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순이익도 642억2500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8% 줄었다.

게다가 삼성증권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28% 줄어든 637억원으로, 1분기는 같은 기간 38.78% 줄어든 110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리테일 및 자산관리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국내증시 및 홍콩H지수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수익도 감소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증권이 독주하던 해외주식 부문에서의 잔액 증가율은 경쟁자인 미래에셋대우와 비교하면 소폭 뒤처졌다. 삼성증권은 2017년 2분기까지 미래에셋의 예탁자산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미래에셋대우가 공격적인 해외 주식 영업에 힘입어 규모를 키우자 2위로 밀려났다.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잔액은 2017년 말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7000억원으로 42.11%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가 같은 기간 2조9000억원에서 6조1000억원으로 110.34% 증가한 것에 비하면 낮은 증가율이다.

IPO(기업공개) 실적도 5개 대형증권사의 최하위에 머물렀다. 신규 영업정지로 IPO 단독주관이 불가능함에 따라 지난해 삼성증권의 IPO 실적은 총 4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초대형 IB인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각각 6건, 12건, 12건, 9건을 기록했다. 공모총액은 1993억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IPO 시장이 얼어붙어 소위 ‘빅 딜’이라고 말하는 수준의 매물이 거의 없었다”며 “시장 자체가 침체됐기 때문에 IPO 순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M&A(인수합병)나 매각딜에서 의미 있는 거래가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과 오프라인 자산관리 노하우를 결합했다”며 “편리함 자체는 IT 기반의 핀테크 기업들이 앞서나갈 수 있지만 자산관리 노하우는 따라올 수 없는 영역으로 이 부분에서 차별화를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본부에 데이터마이닝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 서비스와 고객 니즈를 먼저 파악하고 접근하는 선제적인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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