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주택 공시가격 ‘껑충’, “주택시장 위축, 속도조절 필요”
표준주택 공시가격 ‘껑충’, “주택시장 위축, 속도조절 필요”
  • 배수람 기자
  • 승인 2019.01.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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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 9.13%, 평년比 인상폭 두 배
조세폭탄 vs 과세형평 ‘충돌’…“당분간 거래절벽, 집값 하락”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발표한 ‘표준주택 공시가격’ 영향으로 주택시장 심리가 위축돼 거래 감소 추세가 지속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24일 전국 단독주택(다가구·다중·용도혼합주택 포함) 419만호 중 대표성 있는 표본 22만호를 선정해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이후 표준주택을 기준으로 나머지 개별 단독주택 가격을 산정해 공시하게 된다. 단독주택의 개별 공시가격과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4월말 발표할 예정이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과세를 위해 공적으로 고시한 주택가격을 말한다. 재산세 등 각종 조세와 복지수급 및 부담금 부과 등 60여가지의 행정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9.13%까지 급등했다. 2010년부터 오르기 시작한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최근 3년간 매해 4~5% 정도의 일정한 오름폭을 보였으나 올해는 평년 대비 인상폭이 2배가량 된다.

공시가격 변동률 또한 시세변동률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의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3.73%, 서울은 6.59% 상승했다. 반면 올해는 전국 9.13%, 서울 17.75% 인상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7.75% ▲대구 9.18% ▲광주 8.71% ▲세종 7.62% 등이 전국평균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조세부담이 기존보다 커질 전망이다.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주택가격 비준표를 활용해 산정하는 나머지 개별주택 공시가격 전반의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던 15억원 이상 고가부동산이나 중대형 면적의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률도 크게 확대됐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에 위치한 삼성·논현·방배·한남·이태원·성북동 등지 고급 단독주택, 경기도 판교·위례·광교·과천시 일대 단독주택지들도 세금부담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조세형평성·조세폭탄 ‘이견’에 따른 잡음 지속

25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은 ‘표준주택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당분간 시장 위축심리가 지속돼 부동산 움직임을 제한하고 집값이 하향조정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방에 따르면 ‘폭등수준’의 공시가격 발표로 시장 혼선과 논쟁, 민원 등 잡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세형평성 vs 조세폭탄’ 논란은 이미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강남·서초·마포·성동·동작·종로 등 일부 지자체는 표준주택 공시 예정가격 조정을 국토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경실련은 반박하며 지자체에 공시가격 개선 의지가 없냐는 공개질의에 나섰다.

사진=직방
사진=직방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세부담 급증과 단독주택의 시세 대비 낮은 공시가격 현실화 같은 과세형평성 문제가 서로 충돌하고 있는 모습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진 만큼 세금을 내게 한다는 조세원칙과 단독주택의 공시가격도 지역이나 가격대, 주택 유형 간의 형평에 맞춰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단독주택의 실거래 사례가 적어 기민한 시세파악이 쉽지 않고 개별성이 크다는 면은 고려돼야 할 부분이다. 과세주체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의 급격한 현실화는 단기적으로는 조세 형평성, 공시가격 투명성 및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를 깨뜨려 정책효과를 낮추고 조세저항을 불러올 우려도 있다.

이번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실제 시세변동분보다 공시가격 변동이 훨씬 더 높았다.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뿐만 아니라 재건축부담금 부과액 등 각종 부담금에 영향을 준다. 지역 건강보험료와 기초생활보장 및 장애인연금 대상자 판단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행정 및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소득이 낮은 소외계층, 고령층의 복지수급자 탈락 문제, 택지개발을 위한 토지 보상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복합적으로 고민해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함 랩장은 “특히 부동산 세제는 종부세율 인상과 보유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매년 5%씩 인상될 예정이라 공시가격 인상이 조세불복이나 세금 민원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유세를 강화하되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는 낮추거나 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매수심리 위축 장기화”

9·13부동산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568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3% 급감했다. 주택물량이 늘어나고 대출규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부담이 커질 거라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매수심리 위축과 거래 감소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함 랩장은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관망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매도자들이 급매물로 싸게 내놔도 팔리지 않는 전형적인 ‘매수자 우위’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과세 강화와 집값 조정에 대한 위축심리가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제한하고 가격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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