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도 안 팔려” 1월 일평균 아파트거래량 6년만 최저치
투자수요 관심 꾸준…안정적 투자 위한 ‘옥석 가리기’ 필요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강조하면서 이 같은 양상은 새해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가 지난 18일 발표한 ‘수도권 주간아파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0.06%)은 10주 연속 하락했다. 2014년 3월 마지막 주부터 12주 연속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진 이후 가장 긴 내림세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19%로 집계됐다.

정부의 9·13부동산대책에 이어 올해에도 고강도 규제책이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거래량이 급감한 셈이다.

양천구(-0.26%)와 강남구(-0.22%)가 하락세를 견인했다. 양천구는 재건축 추진 준비 중인 목동 일대 아파트들이 강화된 안전진단 규제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는 2500만~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구는 급매물 출현에도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000만~5000만원 정도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성북구(-0.13%) ▲강동구(-0.09%) ▲동작구(-0.04%) ▲금천구(-0.03%) ▲노원구(-0.03%) 등이 뒤를 이었다.

좀처럼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가 해소되지 않자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 상품은 대체로 임대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탓에 주택시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전매제한으로부터 자유롭고 대출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수익형부동산전문기업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익형 부동산 거래건수는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 19만5939건 ▲2015년 24만4428건 ▲2016년 25만7877건 ▲2017년 38만4182건 ▲2018년 37만1758건 등이다.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건물.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수요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특화설계 등을 도입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설뿐만 아니라 입지 및 배후수요가 풍부한 단지는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자가 대거 집중될 정도로 분양 열기가 상당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판교역’은 하반기 분양한 오피스텔 중 최다 청약접수를 기록했다. 힐스테이트 판교역은 판교역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인근에 1300여개 기업, 약 8만명이 상주한 테크노밸리가 마련돼 배후수요도 탄탄하다.

이곳 단지는 총 577실 모집에 3만1323건 청약이 접수돼 평균 54.2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7블록 전용 53㎡ 65실 공급에는 2만7583건(평균 424.35대 1), 7-1블록 512실 공급에는 3740건(평균 7.30대 1) 등이 몰렸다.

같은 달 한화건설이 인천시 남구 주안동에 분양한 ‘인천 미추홀 꿈에그린’은 의료특화단지로 조성돼 수요자들의 관심 속에 평균 6.64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총 864가구 규모 단지로 이뤄진 이곳 단지는 의료시설이 별도의 1개 동으로 구축돼 입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보다 앞서 현대건설이 8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은 총 2513실 모집에 9648건이 접수됐다. 이는 삼송지구 내 최다 청약건수다. 이곳 단지는 평균 3.84대 1, 최고 70.5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됐다.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은 각 블록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를 조성했다. 입주자들이 직접 요리해 실내외 테이블 세트에 앉아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어 소형 오피스텔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실내 수영장, 체육관, 클라이밍 등 25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됐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 기조에 따른 풍선효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 역시 입지가 좋은 특정 지역에 국지적으로 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 투자에 앞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익형 부동산이) 이제까지는 공실 없이 채워졌던 시장이라면 이제는 역세권, 교통, 개발호재 등의 영향을 받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업무·배후수요 등이 갖춰진 지방 대도시 등은 좋은 청약성적을 낼 수 있지만 산업경기가 악화된 곳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 변수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며 “정책 변수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앞서 입지나 차별화된 요소 등 경쟁력을 갖춘 단지인지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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