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 달려볼CAR] ‘젠틀맨’ 캐딜락 CT6 터보, 압도적 존재감
[제갈, 달려볼CAR] ‘젠틀맨’ 캐딜락 CT6 터보, 압도적 존재감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9.01.24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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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차체‧직선미, 美 대륙 웅장함‧중후함 잘 녹아 있어
기함급 모델의 다운사이징, 2.0ℓ 모자람 없다
수납공간‧차선유지보조시스템 등 2% 부족
몸값마저 저렴, 판매가 7천만원 이하 ‘존재감 부각’
캐딜락 CT6 2.0T. 사진=제갈민 기자
캐딜락 CT6 2.0T. 사진=제갈민 기자

자동차 업계에 다운사이징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 대명사로 불리는 캐딜락도 이에 발을 맞췄다. 캐딜락의 다운사이징 마케팅은 타사 보다 과감해 눈길이 간다.

캐딜락은 자사 기함급 대형 세단 CT6의 엔진 사이즈를 대폭 줄인 2.0ℓ 싱글 터보 모델을 시장에 출시했다. 타 자동차 브랜드도 기함급 대형 세단에 대한 다운사이징을 행하고 있으나 2.0ℓ까지 줄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CT6 터보에는 2.0ℓ V형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과 하이드라-매틱 자동8단 변속기가 맞물렸다. 하이드라-매틱 자동8단 변속기는 폭넓은 기어비와 향상된 연료 효율성을 자랑한다. 덕분에 3.6ℓ 자연흡기 모델 대비 공인연비가 약 24% 향상돼 제원 상 복합연비 기준 ℓ당 10.2km(도심 9km, 고속 12.2km)를 자랑하면서도, 최대 출력 269마력과 최대 토크 41kg.m의 힘을 발휘한다.

시승 차량인 캐딜락 CT6 터보를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한 순간 5m가 넘는 길쭉한 차체에 시선을 빼앗겼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직선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CT6 첫인상은 슈트를 빼입은 젠틀맨을 떠올리게 한다. 또 아메리카 대륙의 웅장함과 중후함이 묻어있다. 미국차 특유의 느낌이다.

전면부는 캐딜락의 아이덴티티인 시그니처 헤드램프와 넓은 방패모양 라디에이터 그릴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CT6의 헤드램프는 버티컬 타입의 ‘ㄱ’자형으로 설계됐으며 첨단 인다이렉트파이어 LED를 사용한 다기능 램프로, 효율적이고 밝은 시야를 제공해 준다. 라디에이터는 캐딜락 엠블럼을 좌우로 넓게 늘려놓은 듯한 모양으로 가운데 위치한 엠블럼과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외관 덕분에 차체는 더욱 넓고 커 보인다.

캐딜락 CT6 2.0T. 사진=제갈민 기자
캐딜락 CT6 2.0T 측면. 사진=제갈민 기자

측면부에서는 전면 펜더부터 후면 펜더까지 이어지는 한줄기 캐릭터라인 효과로 차체가 더욱 길고 정갈해 보인다. 또 큰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프런트 오버행이 전체 전장에 비해 짧아 날렵해 보인다.

후면부는 트렁크 끝부분에 일체형 리어 스포일러가 형상화돼 있으며 캐딜락 엠블럼과 CT6 모델명 표기만이 부착돼 있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캐딜락 CT6 2.0T. 사진=제갈민 기자
캐딜락 CT6 2.0T 실내. 사진=제갈민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미국스러움이 묻어나면서도 고급스럽다.

좌우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했으며 일부에는 우드 질감을 표현해 중후함을 더했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중앙 상단에 설치된 10.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우수한 편이며, 하단에 설치된 아날로그형 공조장치 조작 버튼은 편리하다.

틈새 공간을 활용한 부분도 눈에 띈다. 변속기 손잡이와 수납함 사이 아래쪽 틈새 공간을 활용해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을 설치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보통 무선충전기는 변속기 손잡이 앞부분에 설치가 된다. 이러한 경우 스마트폰을 짚기 위해서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야 하지만, CT6는 그럴 필요가 없다.

차체가 긴만큼 어려워 질수 있는 후방 시야확보는 캐딜락 최초로 적용한 풀 컬러 디스플레이 리어 카메라 룸미러를 통해 해소했다. 리어 카메라 룸미러를 통해 보는 후방 시야는 기존 룸미러만으로 보기 힘든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넓은 시계를 제공한다. 리어 카메라 룸미러는 아래쪽에 설치된 레버를 이용해 일반 거울과 후방 카메라로 변경이 가능하다.

또한 1, 2열의 루프가 별도로 열리는 울트라뷰 선루프가 운치를 더해준다.

CT6 터보 시승은 평일 저녁에 이뤄졌으며, 서울 도심과 경기도 광명, 수원 일대를 주행했다.

CT6 터보의 진가는 고속주행에서 더 부각된다. 긴 휠베이스와 넓은 전폭 덕에 시속 100km를 넘는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이 있다. 특히 흡음에 신경을 써 주행 간 풍절음과 노면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캐딜락은 CT6 터보에 이중처리가 된 두터운 유리창을 적용했으며, 소음과 직결되는 차체 주요 부위에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소음 저감에 성공했다.

주행질감은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하다. 엔진과 변속기의 궁합이 잘 맞아 가속이 매끄러우며, 변속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운전자 본인도 모른 채 과속을 할 정도다. 실제 시승 간 동승자도 “너무 조용해서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내에서는 육중한 차체가 다소 부담으로 다가왔다. 운전이 서툰 사람은 좁은 골목이 많은 강남이나 주차 폭이 과거 기준에 얽매여 있는 좁은 주차장에서 진땀을 흘릴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CT6 터보에 설치된 ‘360도 서라운드 비전’을 활성화시키면 차량의 전후좌우 사각지대를 보여줘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대형차량임에도 애매한 수납공간과 손이 잘 닿지 않는 비상등 버튼이다.

2개의 컵홀더와 글러브박스 공간은 그럭저럭 봐줄만 했으나, 1열 시트 사이에 위치한 수납함 공간은 깊지도 않고 넓지도 않다. 비상등 버튼은 일반적으로 센터페시아 가운데 부분에 있거나 운전자의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설치되는 것이 보통인데, CT6는 생뚱맞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우측 부분에 설치됐다. 비상등을 점등하기 위해서는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팔을 쭉 뻗어야 겨우 닿는다. 

이 외 주행 중 차선 유지·이탈 경고(LDWS) 기능은 나름 무난하게 작동했지만,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는 낙제점이다. 주행모드는 ▲투어 ▲스포츠 ▲스노우 3가지가 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캐딜락 CT6 2.0T. 사진=제갈민 기자
캐딜락 CT6 2.0T 계기반. 시승 후 평균 연비. 사진=제갈민 기자

133km 시승 후 계기반 트립으로 확인한 평균 연비는 ℓ당 9.2km를 기록했다. 제원 상 평균 연비에는 약간 모자라지만 브랜드의 기함급 모델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는 아니다.

CT6 터보는 전장 5185mm, 전폭 1880mm, 전고 1485mm, 축거(휠베이스) 3109mm의 큰 덩치를 자랑하면서 공차중량은 1735 kg에 불과하다. 차체 크기만 놓고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과 견줄 수 있으나 판매가격은 6897만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캐딜락은 CT6 터보의 경쟁 차종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지목했다. 두 차종과 CT6를 비교하면 덩치와 제원 상 힘은 CT6의 압승이다. 공인연비는 CT6가 약간 낮긴하지만 ℓ당 1km도 차이를 보이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비교할 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싸움이다.

CT6 터보는 몸값마저 다운사이징을 이뤄냈으며 존재감과 경쟁력은 한층 더 부각됐다. 2열 마저 넓게 설계돼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의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도 차별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면서 특정 브랜드의 기함급 모델을 원한다면 CT6는 충분한 대안이 될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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