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 2차 파업 철회…사측 “타협 시점 미정”
KB국민은행 노조, 2차 파업 철회…사측 “타협 시점 미정”
  • 강창우 기자
  • 승인 2019.01.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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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집행위원회 가결 “허 행장 결단 남은 상황에서 국민 피해 줄여야”
노사, 임금피크·페이밴드·L0 근속연수 등 일부 양보하고 중간 지점 찾아 잠정합의
노조 “비대위 소위원회 회의에서 반대, 행장 결정 막는 비대위, 해산시켜야”
KB국민은행 노조가 2차 파업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허인 행장(사진)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 노조가 2차 파업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허인 행장(사진)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 노조가 2차 파업 계획을 철회한 가운데 사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는 21일 “지부 임단협 타결을 앞두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이 오는 30일~2월 1일의 2차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의 결단만 남은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해 국민들에게 피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파업 계획 철회는 이날 오전 열린 노조 집행위원회에서 가결돼 임단협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허 행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은행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8일 핵심 쟁점 사안들에 대한 ‘임단협 잠정합의서’ 초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서에는 노사가 기존 입장의 중간 지점을 찾거나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노조 측과 사측이 양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임금피크 진입 시기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이 상당 부분 양보하고 전문직무직원 무기계약직 전환과 점포장 후선보임 제도에 대해서는 노사 간 기존 입장의 절충점을 찾았다. 또 L0 전환 직원 근속연수 인정에 대해서는 TF를 통해 논의를 지속하고 신입행원 페이밴드(기본금 등급 상한제)에 대해서는 적용을 유보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국민은행지부는 “잠정합의서에는 ‘노사는 즉시 인사제도 TFT를 구성하고 L0로 전환된 직원의 근속연수와 페이밴드를 포함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다. 다만, 2014년 11월 1일 이후 입행한 직원에 대한 페이밴드는 새로운 급여 체계에 대한 합의 시까지 유보한다’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의 합의서에 기초해 오후 4시 30분부터 허 행장과의 대표자 교섭을 진행했고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노조는 입장 차이를 보인 사안들을 18일 저녁 중으로 정리하고 잠정합의안에 서명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합의안 서명을 미뤘다.

이어 20일 오후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박 위원장, 허 행장 등 3명이 만나 마지막 쟁점이었던 ‘무노동 무임금’ 이견에 대해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냈다. 이에 노사는 20일 안에 잠정합의서 서명에 동의했고 문구 일부가 변경된 잠정합의서 수정본을 오후 5시 16분과 9시 30분에 확인해 합의를 앞두게 됐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총파업 전야제.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총파업 전야제.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허 행장은 오후 8시 재개된 대표자 교섭에서 페이밴드 적용 유보에 대한 문구를 바꾸자며 기한이 없어 사실상 폐지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입장을 바꿨다.

박 위원장은 “여기까지 와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이다. 결단해서 서명하자”고 허행장을 설득했지만 사측은 이후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밤을 새웠다.

국민은행지부는 “합의서 문안은 수일간 노사 양측이 작성한 것을 반복해 확인했던 문안이다”며 “이토록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사측에 항의하자 이번에는 ‘비대위 소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내용을 보고 반대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의 비대위는 세 부문으로 은행장, 경영지원그룹 대표, HR본부장을 포함한 부행장, 전무, 상무 등 8명이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은행지부는 “교섭팀을 총괄하는 은행장이 확인해 서명하기로 하고 사실상 구두합의를 마친 합의안에 부행장, 전무, 상무가 나서 토를 단 상황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에 금융지주 자금관리이사(CFO), HR총괄(CHO)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사측이 자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지주 임원들과 윤종규 지주 회장의 뜻을 따르는 은행 임원들이나 윤 회장이 직접 나서 자신의 업적인 ‘페이밴드’에 대한 노사의 해법에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지주의 영향력 아래 놓인 비대위까지 직접 나서 허 행장의 결정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어 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허인 행장은 비대위를 해산시키고 1만7000명의 임직원과 3000만 고객을 위해 결단해야 한다”며 “한 사람의 아집과 또 다른 한 사람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측은 은행 임단협에 지주 관계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노조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페이밴드와 관련해서 사측은 “페이밴드는 이건호 전 행장이 도입했다. 윤 회장과는 관련이 없다”며 “허 행장이 페이밴드 잠정합의안 문구 수정을 요청한 것은 시간을 정해놓고 논의하자는 의미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측은 “노조 측이 너무 많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어 개별 대응은 하고 있지 않다”면서 “임단협이 언제 타결될지는 미정이다”고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이 23일 열리는 것과 관련해 사측은 28일 2차 조정까지 언급하며 “이번과 같은 사례가 처음이어서 진행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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