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은 비우고 지하는 채우고…공모 당선작 바탕 대대적 혁신
GTX-A노선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 추진, 총 5개 노선 환승

새 광화문광장 메인투시도. 사진=서울시

서울 광화문광장이 역사성을 간직한 국가 상징광장이자 일상의 민주공간으로 재탄생한다.

21일 서울시는 기존보다 3.7배가량 커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을 발표했다. 당선작은 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딥 서피스(Deep Surface)’가 선정됐다. 딥 서피스는 CA조경, 김영민(서울시립대 조경학과), 유진, 선인터라인 건축이 제안했다.

당선작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은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편입해 기존 대비 3.7배가량 확대된다. 지하공간(1만㎡) 신설을 포함하면 5배정도 커지는 셈이다. 지하에는 또 다른 시민광장이 마련되고 지하와 지상은 하나로 연결된다.

이어 ‘의정부 터’ 등 역사적 공간을 복원해 북악산, 경복궁, 한강까지 이어지는 ‘역사경관축’을 회복한다.

딥 서피스는 지상을 비우고 지하를 채우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경복궁 전면에는 약 3만6000㎡ 규모의 역사광장이 들어서고 남쪽으로는 약 2만4000㎡ 규모의 시민광장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경복궁과 북악산 경관을 막힘없이 볼 수 있고 다양한 대형 이벤트를 열 수 있는 구조물들이 재배치된다.

광화문광장 중심에 위치한 세종대왕상은 세중문화회관 옆으로, 이순신장군상은 옛 삼군부 터(정부종합청사 앞)으로 이전한다. 지상광장 바닥에는 종묘 마당의 박석포장과 촛불시민혁명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모양이 장식될 계획이다.

역사광장 초입에는 선큰공간을 조성해 지하광장과 연결했다. 단차를 활용한 테라스 정원을 만들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으며 광장과 주변 건물 사이에는 카페 테라스, 바닥분수, 미니공원 등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역사문화와 교통, 가로환경 등을 아우르는 광화문 일대 도시공간을 대대적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사업에는 서울시와 정부 예산 총 10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서울시가 669억원, 문화재청이 371억원을 분담하게 된다.

이번 공모 당선팀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서울시는 당선자와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내달 중 설계계약을 체결, 연내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21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새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으로 선정된 딥 서피스(Deep Surface)를 소개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시는 이와 함께 수도권 서북부와 동남부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GTX-A노선(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의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GTX-A 노선이 정차하는 강남 지역 ‘영동대로 복합역사’ 개발과 함께 강남·북 도심 연결축을 강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앞당기는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GTX-A 노선에 광화문역을 추가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필요한 예산(10억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연내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국토교통부, 민간사업자(에스지레일 주식회사)와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이 결정되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용산~고양 삼송) 등 광역철도 노선도 추가로 정차하도록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지하 보도로 연결되는 광화문역~시청역에 총 5개 노선(GTX-A,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1‧2‧5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역사가 완성된다.

박원순 시장은 “2021년이면 서울에도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 파리의 개선문 광장 같은 대한민국 국가 상징광장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며 “광화문 일대는 수도 서울 600년 역사의 국가상징 공간으로서 수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다음 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주기 위한 기본 전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주체가 조성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의 광장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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