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 손 의원의 목포 문화재 거리 건물 9채 투기 의혹 보도
손 의원 “문화재 밀어내고 아파트 건설 막고 도시재생 예산 살필 것” 조목조목 반박
허위사실 유포로 SBS 고소, 강력 대응 나서…모함의 제보자 의혹 제기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목포 땅투기 의혹'을 보도한 SBS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포 문화재 거리 건물 9채’ 투기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15일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손 의원이 2017년부터 목포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했지만 확인 결과 목포 문화재 거리에 가족과 지인 명의의 건물이 9채나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목포의 1.5km 거리를 통째로 문화재로 지정하면서 건물 복원·보존에 예산 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끝까지 판다’에 따르면 손 의원은 수시로 문화재 거리를 홍보하면서 주변 인사들에게 창성장 건물을 인수하도록 설득했고 매입, 리모델링 과정, 개업 소식 등을 SNS에 올렸다. 3명의 창성장 공동 소유자 중 1명은 손 의원의 조카였고 나머지 2명은 보좌관의 딸과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이사의 딸이었다.

이들 공동 소유자는 창성장 옆 허름한 건물도 매입했고 문화재 거리 지정 1년 전에 매입한 두 건물은 문화재 거리에 포함됐다.

특히 손 의원의 또 다른 조카는 바닷가 인근 건물과 카페 건물을 포함해 3채의 건물을 매입했다. 또 남편이 이사장인 법인 명의로 3채, 보좌관 배우자 명의로 1채 등 총 9채를 매입했다.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사들인 건물 9채는 모두 문화재 거리 구역 안에 위치해 있고 땅값은 4배 정도 올랐다고 ‘끝까지 판다’는 밝혔다.

이에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BS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 모함의 제보자도 매우 궁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제 조카 둘의 집은 문화재로 지정되기는커녕 문화재청, 목포시의 도움 없이 이미 수리를 끝냈고 당분간 이사할 일이 없으니 시세차익을 낼 일도 없고 어떤 혜택도 받을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저를 죽이기 위해 ‘손혜원 목포 땅투기’를 잡았다면 SBS는 큰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포 구도심을 살려보려고 사재를 털어 친인척을 끌어들인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또한 본인의 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로 옮기려고 사재로 박물관 부지를 샀고 박물관 입구를 확보하기 위해 작은 집 두 채를 매입했다는 주장이었다.

손 의원은 “어떤 음해가 있더라도 목포에 대한 제 소신은 변하지 않는다”며 “위대한 문화유산을 밀어내고 아파트를 지으려는 만행은 반드시 막아야 하고 도시재생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는지도 눈에 불을 켜고 목포시민과 함께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 의원은 “조선내화가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무산된 유달산 앞 아파트 건설이 부분적으로 다시 재개 됐다”며 “조선내화 측은 나머지 지역도 문화재지정신청 했지만 목포시에서 몇 달간 잡고 보내지 않아 의아해하던 중이다. 그리고 최근 조합장이 새로 선출되고...”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손혜원 의원의 조카가 매입한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 사진=연합뉴스

땅값이 4배로 올랐다는 의혹에 대해 손 의원은 “2년 전 구입한 조카 집 가격이 8700만 원이었는데 한지붕 안에 있는 똑같은 집이 최근에 1억2000만 원에 팔렸다. 약간 올랐다”면서 “저랑 연관됐다고 하는 건물 중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하나도 없다. 이런 무책임한 얘기를 방송이라고”라며 비판했다.

‘건물 9채’에 대해 손 의원은 조카 손소영이 구입한 건물 3채는 각각 8700만 원, 2700만 원, 5000만 원으로 총 1억6400만 원이라며 8700만 원짜리는 수리를 마치고 산지 일년이 넘었고

2700만 원짜리는 융자를 얻어 수리해서 게스트하우스로 만들 생각이고 5000만 원짜리는 평수에 비해 워낙 싼 건물이라 융자를 안고 샀다. 본인(조카)은 작은 공연장을 만들어 공연도 하고 연기지도를 할 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카 손장훈이 다른 지인들 2명과 공동 매입한 건물은 2채는 9000만 원 중 3000만 원을 부담한 창성장이고 옆 건물은 1억2000여 만 원 중 4000여 만 원을 부담했다며 손장훈은 남동생의 아들이고 월말에 전역하는 현역 군인이라고 밝혔다. 전역 후 엄마와 같이 목포로 내려와서 창성장 일을 도우며 목포대학 디자인과에 진학할 꿈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손 의원은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은 남산 박물관을 목포로 이전할 준비를 시작했다. 박물관 부지 확보는 작년 중반에 시작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재단과 박물관은 유물 300점과 더불어 목포시나 전남도 중 관심 있는 곳에 기증할 생각이고 목포 ‘나전칠기박물관’은 목포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이다. 이게 ‘손혜원 목포투기괴담’의 모두”라고 해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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