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수입 SUV, 다양한 편의·안전장치 장착
동급 최장 휠베이스, 공간 활용 극대…뒷좌석 3분할 폴딩
각종 버튼 조작 불편함‧2열 시트 포지션 아쉬워

사진=닛산코리아

닛산코리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이틀을 지닌 엑스트레일을 국내에 도입했다. 닛산 엑스트레일은 준중형 SUV이지만 실내공간은 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을 구현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모두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출시된 엑스트레일은 3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올해 첫 번째 신차다. 엑스트레일은 3000만원대 중반부터 4000만원대 초반까지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경쟁모델로는 수입 SUV 중에서는 혼다 CR-V, 토요타 라브4 등이 있고 국산 SUV 중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QM6 등을 꼽을 수 있다.

엑스트레일의 차체 제원은 전장 4690mm, 전폭 1830mm, 전고 1725~1740mm, 축거(휠베이스) 2705mm이며, 공차 중량은 1615~1670kg이다. 혼다 CR-V와 라브4보다 크고 넓은 편이며 휠베이스가 긴 만큼 실내공간도 충분하다. 다만 덩치가 큰 만큼 공차 중량은 약 10~35kg 정도 더 무겁다.

트렁크 공간은 무난하다. 기본 용량은 565ℓ이며, 2열 뒷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1996ℓ까지 늘어난다. 뒷좌석을 접은 경우 트렁크 용량은 중형 SUV QM6(1690ℓ)보다 넓다.

엑스트레일에는 4기통 2.5ℓ 가솔린 엔진과 D-스텝 튜닝이 된 차세대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Xtronic CVT)가 장착됐다. 제원 상 최대출력은 172마력과 최대 토크 24.2kg·m이다. 이는 라브4(179마력‧23.8kg‧m)와 비슷한 수치이며 QM6 GDe(144마력‧20.4kg‧m)를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 3일 닛산코리아는 경기도 용인 플라이스테이션에서 ‘엑스트레일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시승한 엑스트레일은 최고급 트림인 4WD TECH 모델로 약 45km를 주행했다.

엑스트레일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전면의 뾰족한 디자인이다. 이 때문인지 큰 차체를 가졌음에도 날쌘 이미지가 강했다.

특히 닛산 DNA가 진하게 묻어있는 전조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이 인상적이었다. 전조등은 차량 가운데 부분으로 앞트임을 해 눈매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입체감을 더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지원하는 카메라 센서를 닛산 로고에 탑재해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능을 강화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측면에서는 닛산코리아가 강조한 ‘동급 최장 휠베이스’가 단연 돋보인다. 앞 타이어와 뒤 타이어 사이 간격은 여타 준중형 SUV와는 다르게 멀다. 또 전면 보닛부터 펜더를 거쳐 측면 C필러까지 이어지는 한 줄의 캐릭터라인으로 볼륨감이 있으면서도 차체가 길쭉해 보였다.

닛산 엑스트레일 실내. 사진=제갈민 기자

1열 앞좌석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180cm 장신이 탑승해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다. 내부 인테리어는 차체 외부와는 다르게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풍겼다. 센터페시아에는 아날로그 버튼과 레버가 적용돼 직관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에서 조작이 가능한 것은 공조장치와 내비게이션, 오디오 등이 있다.

2열 뒷좌석도 무릎과 앞좌석 사이 공간이 넓다. 주먹 하나가 들어가고도 더 남을 정도다. 2열 뒷좌석은 4대 2대 4 비율로 분할해 접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보통 6대 4 비율로 접는 것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실내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뒷좌석은 일반적인 SUV보다 시트포지션이 높게 설계돼 전방 시야 확보가 좋았다. 단, 높은 시트포지션으로 인해 헤드룸이 약간 낮은 편이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저속구간에서는 빠른 가속을 보이며 부드러운 엔진음을 냈다. 엑스트레일에 탑재된 CVT는 고정된 기어비가 없어 가속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변속을 제공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 시 엔진은 소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다소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CVT는 변속 느낌이 미미해 주행 중 기어가 몇 단에 맞물려 있는지 체감상 느끼기 힘들다. 이 때문에 가속 시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보다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게 돼 엔진회전수가 높아지고 시끄러운 엔진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고정된 기어비가 없는 장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 중 차로이탈방지 시스템은 무난했다. 곧게 뻗은 고속화도로에서는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으나 적극적인 개입이 없어 차선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흐린 날씨나 도심과 국도에서는 사용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륜구동 시스템은 40km 이하에서만 작동하며 차량의 앞축과 뒤축의 토크 배분을 각각 50%로 고정한다. 굽은 길과 오르막이 많은 와인딩 코스에 진입해 이 기능을 작동하자 차량 주행질감이 묵직해졌다. 또 뒷바퀴 서스펜션은 멀티링크를 채용해 주행 중 노면 접지력을 높였다. 덕분에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통과 시 진동을 잘 상쇄시켰다. 4륜구동 시스템과 뒷바퀴 멀티링크 서스펜션 조합은 자갈길이나 비포장 도로 등에서 주행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승차감은 대체로 가볍고 경쾌하다. 또 스티어링휠이 가볍게 움직여 여성운전자도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다.

탑재된 편의기능은 많은 편이지만 작동버튼 위치는 익숙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열선과 차로이탈방지, 4륜구동 시스템, 주행모드 변경 등 각종 버튼이 계기반 좌측 하단부에 위치해 주행 중 버튼을 누르기가 힘들었다. 주행과 관련된 버튼이 기어박스 주변에 배치된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단점은 뒷좌석에도 존재했다. 높은 시트포지션으로 인해 뒷좌석에 탑승한 동승자는 멀미 증세가 있다고 말했다. 차량의 움직임이 뒷좌석 동승자에게 그대로 전해져 타사 차량에 비해 울렁임이 심한 것이다.

닛산 측은 엑스트레일을 패밀리 SUV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높은 시트포지션이 가져다 줄 문제점까지는 인지하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문턱이 높아 어린 자녀들이 스스로 탑승하기에는 다소 힘겨울 수도 있다.

닛산 엑스트레일 시승 후 평균 연비. 사진=제갈민 기자

약 45km의 시승을 마친 후 계기반에 표시된 연비는 100km를 주행하기 위해서 9.9ℓ의 연료가 필요한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ℓ당 약 1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엑스트레일 4WD TECH의 복합 공인연비인 ℓ당 10.6km와 근접한 수치다.

엑스트레일 판매가는 최하위 트림인 2WD 스마트가 3460만원이며 중간 트림 4WD가 3750만원, 최고급 트림 4WD TECH가 4120만원이다. 다양한 편의사양이 장착된 수입 SUV임을 감안한다면 저렴한 편에 속한다. 역동적인 주행 느낌과 넉넉한 실내공간, 편의사양 등을 복합적으로 원한다면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사진=닛산코리아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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