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인하·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 부담 늘어
내실강화, 사업효율화, 디지털화 등 해법 제시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카드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올 한 해 경영 전략에 대해 밝혔다. 대부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월 말부터 적용될 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 확대 조치로 카드사들은 연간 총 4198억원의 부담이 추가된다. 지난해 시행된 규제들의 영향까지 합치면 올해 약 7048억원의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여기에 조달 비용 증가, 마케팅 비용 축소, 대출총량제 등까지 겹쳐 올해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각 카드사는 이런 위기에 사업 효율화, 디지털화, 신사업 발굴, 비용 절감 등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은 조달비용 인상으로, 대출총량규제는 대출영업 제한으로, 타업권의 여신금융전문업 진출은 경쟁심화로, 간편결제 활성화는 카드플랫폼의 약화로 이어지는 영업 환경 악화를 경험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이 지속 인하되는 가운데 지난해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개편안으로 사업 불투명성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카드사의 비용절감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운외창천(雲外蒼天 :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이라는 사자성어에 업계의 희망도 같이 담았다.

김 회장은 “올해는 여전사가 비용절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케팅과 문서발송, 조달 등으로 생기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밝은 미래를 개척해 놀라운 경영성과를 이룩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어두운 전망은 카드사들도 다르지 않았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연합뉴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카드업을 뒤흔드는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외부 정책 변수와 다양한 결제수단 등장으로 전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임 사장은 “결제로 확보되는 고객과 다양한 파트너, 방대한 데이터는 카드업을 진화시키는 밑거름”이라며 “데이터 경제 활성화로 창출되는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CB 등 디지털·빅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Fee) 비즈니스, 이커머스 등 부수사업의 성과 확대와 회원,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과 건전성도 강화하겠다”고 말해 디지털화와 신사업 발굴에 방점을 찍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대내외 환경 변화로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더 이상 경쟁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 있어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한다”며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카드 금융 총량 규제, 제로페이 등 경쟁사업자의 등장이 우리의 사업 기반에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영업·마케팅 전략 정교화를 위해 저비용 채널인 비대면 채널을 지속 확대하고 고비용 상품에 대한 비용 관리와 마케팅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카드론 대상 고객군을 더욱 세분화하고 전사 조직별 손익 관리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사업 효율화를 강조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연합뉴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올해 카드업은 급격한 대외 경영 환경 변화와 수익성 악화, 경쟁 심화로 순탄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 규제, 금리 인상, 가계부채 증가 등 순탄치 않은 경제 상황 등으로 카드업계의 이익 하향세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사장은 “디지털 DNA를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 과감히 탈바꿈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실경영, 디지털·빅데이터 분석 역량 격차 확대, 회원자산의 질적 강화, 안정적 리스크 관리, 신사업 육성·사회적 가치 창출 지속 등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올해 경영 환경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속적인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규제, 국내외 경기 둔화, 조달비용 상승 등 경영 환경이 매우 안 좋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디지털화,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등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상호 간에 무엇이 부족한지 찾아내 개선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감독당국의 규제가 아니더라도 제로페이를 비롯한 각종 페이업체들의 시장 잠식으로 가맹점수수료가 제로화되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거대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정 사장은 “올해 핵심 전략 방향을 글로벌과 디지털로 설정해 우리가 맞닥뜨린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며 글로벌 신시장 진출, 수익구조 다각화, 모바일과 디지털 강화를 3대 과제로 내걸었다.

한편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고객’이 가장 많았고 ‘성장’, ‘글로벌’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는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생존’을 위한 ‘경쟁’과 ‘변화’에 방점을 뒀다면 올해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장기적 성장과 지속가능기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으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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