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스토어까지 번진 O2O 서비스…정작 소비자는 ‘시큰둥’

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최근 3시간 퀵배달 서비스 ‘오늘드림’을 선보였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늘드림 서비스는 올리브영이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지난달 17일부터 도입한 O2O(Online to Offline) 배달서비스다.

소비자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메쉬코리아는 배달 플랫폼인 ‘부릉’ 오토바이를 이용해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3시간 이내 배달한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해당 서비스를 통해 올리브영은 온라인 사업 강화와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 등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오늘드림은 현재 서울지역 370여개 지점 중 약 100여개에서 시행 중이다.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서비스가 H&B 스토어까지 확대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쇼핑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중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2016년 68.2%에서 2017년 66.1%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31.8%에서 33.9%로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대비 2.7% 증가에 그친 반면 온라인 매출은 16.3% 증가했다.

그러나 올리브영이 야심차게 도입한 퀵배달 서비스는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H&B 스토어의 배달서비스가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올리브영에서 취급하는 제품군 중 배달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품목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배달비 역시 가격부담으로 작용한다. 오늘드림 배송비는 주문 가격이 3만원 미만이면 5000원, 3만원 이상이면 2500원 정도다. 올리브영은 이달 9일까지 오픈 기념 혜택으로 배송비 2500원을 일괄 적용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리브영을 자주 이용하는 A(33)씨는 “3시간 이내 배송받아야 할만한 제품이 올리브영에 딱히 없는 것 같다”며 “급하게 필요한 제품을 굳이 꼽자면 생리대 같은 여성용품인데 3시간 배송에 적합한 제품이 아니다. 그 시간을 기다리느니 가까운 편의점에서 사는 것이 더 낫겠다”고 꼬집었다.

B(30)씨는 “딱히 살 것이 없더라도 올리브영은 매장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미다. 이것저것 둘러보다 눈에 띄는 제품을 구매할 때가 더 많다”며 “다른 H&B스토어와 달리 매장도 많아 접근성도 뛰어난데 굳이 2500원, 5000원이나 배달비를 주면서 오늘드림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올리브영 VVIP 고객인 C(29)씨는 “외박을 하거나 근교로 여행을 갔을 때 오늘드림을 통해 화장품 등을 배달해서 쓰면 유용할 것 같긴 하다”며 “하지만 올리브영이 마트처럼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곳도 아니고 굳이 3시간 만에 배달을 받아야 할 만큼 중요한 물건이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장에서 배달을 진행하기 때문에 매장 운영시간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무거운 제품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화장품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인의 경우 오후 4~5시에 주문해 퇴근 전에 받는 형태가 많다”며 “먼저 서울지역 반응을 보고 전국으로 해당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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