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악재가 가득했다. 연초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BMW 주행 중 화재,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자동차 회장 구속 등 이슈가 자동차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 좋지 않은 소식이 많은 반면 아우디폭스바겐과 쌍용자동차는 문제를 해결하며 빛을 봤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입구. 사진=연합뉴스

◆ 2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올 한 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곳을 꼽으라면 한국지엠을 꼽을 수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경영난에 따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5월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와 노조 등은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한국지엠은 사태 수습을 위해 이리저리 뛰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엠(GM) 미국 본사에서 베리 앵글 해외사업부문 사장까지 방한하기에 이르렀다. 또 한국지엠 노조가 일자리 사수를 위한 투쟁에 나서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에 지엠 측은 한국지엠에 신차 배정 약속을 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에 화답하듯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7억50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한국지엠 사태는 이로써 끝이 보이는 듯 했지만, 회사가 법인분리 작업에 나서면서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한국지엠은 연구개발(R&D) 신설법인을 한국 내 설치해 생산 및 연구부문을 별도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의 이러한 조치에 “철수를 위한 수순”이라며 반발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법인신설을 논의한 임시주총에서 배제되면서 사측과 노조의 갈등을 고조됐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법인분할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또 경영정상화를 위해 합의한 지원금도 줄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사태가 악화되자 또 다시 베리 앵글 사장이 방한했고 준중형 SUV 및 CUV의 중점 연구개발(R&D) 거점을 한국지엠으로 옮기겠다는 카드를 제시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경기도 평택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PDI센터. 사진=연합뉴스

◆ 4월 아우디·폭스바겐, 한국 시장 복귀

디젤게이트로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이 2년 만에 복귀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당초 우려와 달리 판매 재개 직후 실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사들을 긴장케 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 4월 한국시장 재진입 직후 각각 2165대와 809대를 판매하며 수입차시장 3위와 9위에 등극했다. 일각에서는 프로모션과 시장 재진입에 따른 고객들의 관심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5월 실적도 상당했다. 지난 5월 판매량은 아우디가 1210대, 폭스바겐이 2194대로 각각 5위와 3위에 올랐다. 5월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가 1200대로 2위, 아우디 A6 35 TDI가 831대로 3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또 아우디코리아는 ‘A3 40% 할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소비자 우롱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일었으나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 차량은 올해 4월 생산된 A3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지난 7월 평택항에 입고된 신형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연간 4500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연 약 9.5% 비율 이상의 친환경차 판매’를 강제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법을 지키기 위해 할인 판매를 결정했다. 아우디코리아가 판매하는 차량 중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아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모델은 A3가 유일하다.

화재가 발생한 BMW 520d. 사진=원주소방서 제공

◆ 8월 BMW 화재 사태, 김효준 사과

올 여름 BMW 차량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계속되는 화재에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교통안전공단에 화재사고 원인 조사를 지시했다. BMW코리아는 얼마 뒤 화재발생 원인을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모듈 이상’으로 판단해 화재 우려가 있는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해 리콜을 발표했다.

BMW 차량 화재에 대해 잡음이 끊이지 않자 지난 8월에는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이 직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독일 BMW 본사 기술관련 임원들도 대거 방한해 사고 원인 등에 대해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지난 24일 민관합동조사단은 정부서울청사에서 BMW 차량 화재 원인이 ‘EGR 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에 따른 것’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BMW는 “흡기다기관 자체에는 설계 결함이 없고 오로지 EGR 쿨러의 누수가 있는 경우에만 손상될 수 있다”며 ‘EGR 설계 결함’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쌍용차 노사 해고자 복직 잠정 합의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왼쪽부터),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9월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합의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복직 방안을 합의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지난 10년간 해고자 복직문제를 종결짓게 됐다. 쌍용차 노사는 복직 대상 해고자 119명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시키는데 합의했다.

합의의 주요 내용은 올해까지 복직 대상 해고자들의 60%를 채용하고, 나머지 40% 해고자들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내 부서배치를 받지 못한 복직 대상자는 내년 하반기 6개월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뒤 내년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동안 쌍용차는 복직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간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 전원 복직에 이어 2015년 노‧노‧사 3자 합의에 따라 2016년 2월 40명, 2017년 4월 62명, 2018년 3월 26명 등 3차례에 걸쳐 신차출시 시기에 맞춰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등에 대해 단계적 복직을 시행해 왔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자동차 회장. 사진=연합뉴스

◆ 11월 카를로스 곤 회장 체포…르노·닛산, 경영권 싸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자동차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유가증권 보고서에 축소 기재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이에 일본 닛산자동차 측은 이사회를 열어 소득 축소신고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카를로스 곤 회장의 회장직 해임안을 처리했다. 닛산이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닛산의 최대주주인 르노는 자신들이 카를로스 곤 회장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의향을 닛산 이사회 측으로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닛산 측은 르노가 후임 회장을 지명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닛산 측 경영진이 르노와 닛산 간의 불공평한 주식 보유 지분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르노는 닛산의 주식 43.4%를 보유하고 있다. 닛산은 르노의 주식 15%, 미쓰비시자동차의 주식 3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닛산 이사회가 르노 측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갈등 속에 르노는 닛산 측으로 임시주총 개최를 재차 요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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