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진출한 카카오, ‘리틀 어피치’ 내세운 특화매장 오픈
한정판 제품 판매 요청 봇물…“구매 원하면 도쿄점 방문해야”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사진=카카오IX

일본 진출 첫발을 내디딘 카카오프렌즈샵(이하 카카오샵)에서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한정판 상품이 출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샵은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캐릭터 상품매장이다. 국내에는 서울 강남·홍대, 부산 등에 마련돼 있다. 매장 내 설치돼 있는 카카오프렌즈 대형 피규어는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일명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카카오프렌즈는 지난해 국내 캐릭터 인지도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프렌즈는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달 카카오에 따르면 해당 이모티콘은 7년간 가장 많이 판매된 이모티콘으로 등극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캐릭터상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카카오는 식품은 물론 화장품, 잡화에 이어 호텔, 게임, 금융업계 등 카카오프렌즈 협업 상품을 봇물 터지듯 쏟아낸다. 지난달 카카오샵에 출시한 크리스마스 한정판 인형 ‘루돌프 라이언’은 판매 시작 당일 완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인기는 국내를 넘어 이웃 나라 일본까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재팬에 따르면 지난 3~4년간 일본 내 카카오톡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약 200만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이용하는 한국 아이돌 덕분에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카카오프렌즈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캐릭터는 복숭아 모양의 ‘어피치’다. 카카오가 지난 22일 도쿄에 ‘어피치’ 캐릭터를 특화한 매장을 오픈한 이유다.

도쿄에 문을 연 카카오샵은 인형·의류·리빙·미용용품 등이 모두 리틀 어피치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2층 카페에는 일본 ‘덤보도너츠’와 협업한 리틀 어피치 도너츠와 젤리 프라페·마카롱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매장내부. 사진=카카오프렌즈 공식 계정

개점에 앞서 카카오는 일본 공식 SNS를 이용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개점 당일 카카오샵 도쿄점에는 2000여명의 소비자들이 오픈 2시간 전부터 대기하는 등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어피치 인형은 개점 3시간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이를 지켜본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매장에서는 만날 수 없는 캐릭터상품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쿄점에 판매하는 상품들은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한정판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도 카카오샵이 마련돼 있지만 도쿄점처럼 특정 캐릭터를 테마로 한 특화매장은 아니다.

부산 카카오샵에서 운영 중인 어피치 테마카페가 있지만 도쿄점과는 차이가 있다. 도쿄점은 전층에서 리틀 어피치 상품 및 디저트를 취급하지만 부산 카카오샵은 일부 층에 불과하다.

평소 카카오샵을 자주 이용한다는 A(27)씨는 “리틀카카오프렌즈 상품은 기존 카카오샵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비교해 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 같다”며 “해당 매장이 한국이 아닌 도쿄에 먼저 문을 열었는지 이해가 안 되고 국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한정판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B(29)씨는 “(부산에 위치한) 어피치 카페를 자주 방문해봤지만 도쿄점에서 봤던 상품은 없었다”며 “리틀 어피치 캐릭터가 일본 진출을 위해 만든 게 아니지 않냐. 우리나라 테마카페에도 다양하게 접목해서 디저트 상품을 출시했으면 만족감이 더 높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C(33)씨는 “캐릭터 강국 일본에 진출하는 만큼 도쿄점 상품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다”며 “해외 진출은 반길 일이지만 국내 소비자 수요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점 오픈 이후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리틀 어피치 상품 판매 요청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측은 국내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혀 소비자 불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프렌즈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도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려면 도쿄점을 방문해야 한다”며 “아기자기한 상품 구성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잘 통한 것 같다. 국내 출시는 현재 확정된 바가 없고 향후 도쿄점 반응을 보며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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