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투자 부진, 소비·수출증가세 둔화 등 2019년 성장흐름 악화 주도
경상수지 흑자, 교역 조건 악화와 세계 경기 둔화로 630억달러 예상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금년과 유사한 1.6%…상방리스크는 대북투자 증가뿐

한경연이 내년 경제성장률은 2.4%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연구원(KERI 한경연)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5% 성장보다 낮아 눈길을 끌었다.

한경연은 17일 ‘경제동향과 전망: 2018년 4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2.7%, 내년은 올해 전망치보다 0.3%p 낮은 2.4%”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는 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견인으로 2.7% 성장했지만 내년에는 극심한 내수(소비+투자) 부진과 수출증가세 둔화가 국내 성장 흐름 약화를 주도해 2.4%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또한 이미 둔화 추세에 진입한 설비투자는 기존 증설설비에 대한 조정, 성장 둔화에 따른 설비증설 유인 부족,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 상승 등으로 내년에는 둔화폭이 -2.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억제 정책과 SOC 예산 감축에 기인해 증가율이 -4.5%까지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올해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던 수출 부문 역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수출 상대국들의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반도체 단가의 하락세 등 교역 조건 악화가 수출증가율 둔화의 주요한 배경이라는 설명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둔화 폭을 분석적으로 봤다”며 “추세나 연말산업생산동향을 분석한 결과 하방리스크를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2018~2019년 국내 경제 전망(단위 : 전년동기비(%), 억 달러(국제수지부문)). 자료=한경연

민간소비는 정부의 지속적인 소득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악화, 가계부채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0.3%p 감소한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 부진으로 인한 취업자 수의 급감 역시 소비 위축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내적으로는 자산가격 급락, 고용시장 악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노동시장 유연성 약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반도체 단가 급락, 국제자본시장 불확실성 증대, 무역마찰 장기화로 인한 교역 조건 악화 가능성 등이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한경연은 “올해 1.5%와 유사한 1.6%를 기록할 것”이라며 “인건비의 큰 폭 상승에도 성장세 둔화로 인한 낮은 수요압력, 서비스 업황 부진, 가계부채·고령화 등의 구조적 원인이 물가 상승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와 교역 조건 악화의 영향으로 상품수지의 흑자폭이 줄어들고 서비스수지의 적자가 확대되며 이전소득수지가 악화되면서 올해에 비해 42억달러 감소한 63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비해 해외여행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으로 인한 해외송금 등의 증가가 원인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작년 전망 때는 올해 상방리스크가 반도체 수출이었지만 내년 상방리스크는 특이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북한과의 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져 대북투자가 5~6배 증가한다면 내년 상방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155원으로 올해 평균환율(1089원)에 비해 소폭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