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인삼 등 지역 특산물 적극 활용

북한사람들도 남한 못지않게 술을 즐긴다. 남북 간 주요행사에 등장했던 백로술과 들쭉술, 북한 주민들이 즐겨 마시는 평양소주, 대동강맥주 등을 감안하면 그 종류도 다양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에서는 포도나 인삼 등 각 지역 특산물을 증류수와 결합한 지역 특산술이 유명하다. 깨끗한 자연에서 나고 자란 특산물과 맑은 물로 빚은 담금주는 북한 내에서도 고급 술로 분류된다.

처음부터 북한의 담금주가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과거 북한은 농토 면적이 적어 곡물로 술을 빚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의 압박으로 전통주 제조가 금지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북한은 봉궁 화학공장의 주 생산품이었던 ‘카바이드’를 이용해 술을 제조했다.

카바이드는 물과 접촉하면 ‘아세틸렌 가스’를 생성하는데 이는 과일의 후숙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바이드와 전통주를 결합해 빚은 담금주는 현재 북한의 고유한 특산술의 시초라 할 수 있다.

◆ 자강도 강계지방 명물 ‘백로술·인풍술’

백로술과 인풍술. 사진=통일부

북한 자강도에 위치한 강계 지방은 북한 내에서도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강계에서 많이 생산되는 포도와 산열매, 맑은 물을 주원료로 만든 포도술은 지역 명물로 불린다.

이에 북한은 강계에 포도술 제조공장을 따로 설립했다. 이곳 공장에서 만들어진 술은 질이 높아 해외로 수출되기도 한다. 강계지방 포도주는 주로 육류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백로술과 인풍술이 있다.

백로술은 옥수수와 수수를 증류한 후 백포도와 배로 만든다. 숙취가 적고 감칠맛이 좋기로 유명해 대동강맥주 다음으로 남한에도 잘 알려진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40%로 독주에 속한다.

인풍술은 청포도·보라향포도·빨간포도 등을 원료로 한다. 여기에 산머루즙액을 첨가하고 3년 이상 숙성시키면 최고급 술로 분류된다. 지난 8월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2009년 남북적십자회담 만찬술로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알코올 도수는 15%와 30%로 나뉜다.

◆ 김일성의 장수불로주 ‘들쭉술’

들쭉술. 사진=통일부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진달래과 식물인 들쭉나무 열매로 빚은 술이다. 들쭉나무 열매는 수확량이 많지 않고 채취도 어려워 희소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들쭉향이 강한 도수 40%의 독주다.

들쭉술은 故(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장수불로주로 즐겨 마신 것으로 전해진다. 최고급 술로 분류되는 들쭉술은 북한을 방문한 외국 손님을 접대할 때 내놓는 대표적 주류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건배했던 술로 유명하다.

◆ 1500년 역사의 ‘개성고려인삼술’

개성고려인삼술. 사진=통일부

개성의 특산품인 인삼은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개성인삼으로 만든 개성고려인삼술은 중요 행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북한의 명주로 통한다. 5년근 인삼을 넣어 10년 동안 숙성시키는데,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만큼 맛이 부드럽고 인삼 향이 짙게 나는 것이 특징이다.

30%의 개성고려인삼술은 인삼 맛이, 50% 인삼곡주는 소주 맛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멥쌀·찹쌀·인삼증류액이 들어가며 식욕증진·피로회복·원기보충의 효능이 있어 건강주로 분류된다. 북한 방문 여행객들이 선물용으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술로 꼽힌다.

한편 북한에는 담금주 외에도 인공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증류식 소주인 평양소주와 대동강 상류물에 양강도산 홉을 넣은 대동강맥주가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를 끈다. 평양소주는 묘향산 천연 벌꿀이 함유돼 쓴맛이 덜하며 북한 전역의 국산 보리를 이용한 대동강맥주는 품질이 뛰어나다.

출처: 통일부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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