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대 주저앉은 비트코인…가상화폐 줄하락
롤러코스터 시세에 관련주↓ “단기 회복 어려워”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열풍으로 함박웃음 짓던 관련주가 1년 만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각종 규제로 가상화폐 대부분이 추락하면서 관련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현재 비트코인은 3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이더리움 9만7000원, 리플 335원, 이오스 2075원 등이다. 올해 초 가상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이 1300만원을 넘어섰던 것에 비교하면 약 70% 추락했다.

관련주도 힘을 쓰지 못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관련주로 꼽히는 비덴트는 14일 종가 8350원으로 전일보다 3.47% 하락했다. 우리기술투자도 3.64% 내린 2385원을 기록했고 옴니텔과 SBI인베스트먼트도 전일보다 각각 2.86%, 3.47% 내린 1700원과 668원을 나타냈다.

비덴트와 옴니텔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을 7.13% 갖고 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을 보유한 데일리금융그룹에 투자하면서 관련주로 꼽혔다.

이는 관련주가 가상화폐 열풍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올해 초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 25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 인터넷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클릭이 1월 기준으로 가상화폐·증권·은행 서비스의 방문자 수와 평균 방문 시간을 분석한 결과 가상화폐 서비스 이용자는 PC와 모바일을 합쳐 약 509만명으로 집계됐다. 증권 서비스 이용자 수(776만명)의 65.6%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가상화폐 거래소 지분을 갖고 있거나 신규 사업 목록에 가상화폐 관련 항목을 추가한 상장사들이 관련주로 급부상했다. 비덴트는 1월 4일 3만200원까지 치솟았다. 우리기술투자와 옴니텔도 각각 9500원(1월 10일), 9520원(1월 8일)까지 급등했다.

투자 붐이 과도하게 일자 금융당국은 각종 규제 대책을 쏟아냈다.

지난해 11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상화폐가 마약 거래 같은 범죄나 사기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관계부처가 이 문제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골자로 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가상화폐 시장 조이기에 돌입했다.

정부 규제뿐만 아니라 각종 이슈도 악영향을 줬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해킹·파산 소식과 미국·일본·중국 정부 등이 가상화폐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가상화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관련주 역시 타격을 입었다. 비덴트는 13일 종가 8650원으로 올해 초인 1월 2일(2만8750원)보다 69.91% 급락했다. 우리기술투자도 4360원에서 2475원으로 43.23% 내렸고 옴니텔, SBI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 등도 각각 78.42%, 43.74%, 37.89% 떨어졌다.

특히 테마주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관련주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관련주로 꼽힌 상장사 중 다수가 가상화폐 열풍에 편승해 관련 사업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영업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주가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가상화폐 관련주에 대한 일제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사업 진출 발표 후 사업이 지연되거나 진행 결과가 불투명한 등 진위 여부가 의심되는 사례를 다수 찾았다”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관련주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볼 때 가상화폐가 올해 초처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부진에는 긍정적인 이슈가 등장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투자자 규모도 올해 초에 비해 많이 줄어 거래량이 감소한 것도 가상화폐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규제 완화같이 확실한 이벤트가 없다면 가상화폐가 급등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가상화폐 전망이 부정적이다보니 관련주 역시 회복하기는 어렵다”며 “당시 관련주가 인기를 끌 때 직접적인 기업 이슈보다는 테마주적인 성격이 강해 가상화폐가 회복되지 않는 한 현재 상태를 이어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