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설립 토스·증권 인수 카카오페이…증권업계 진출 속도
투자 허들 낮추기 주력 “기존 증권사와 타겟 고객층 달라”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연합뉴스

카카오페이에 이어 토스도 증권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핀테크 기업들이 증권업계에 돌풍을 이끌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벤처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사 설립 추진에 나섰다. 증권사를 인수해 업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신규 증권사를 직접 설립하는 방향으로 결론 내렸다.

토스는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설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업무를 시작하려면 금융당국에 금융투자업 인허가를 신청하고 심사를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의결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토스가 당국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으면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에 이어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새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를 위한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토스는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약 900억원(8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투자를 주도한 ‘클라이너 퍼킨스’와 ‘리빗 캐피탈’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스가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은 22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이번 투자로 토스는 기업 가치를 약 12억달러(한화 1조3000억원)로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페이팔(Paypal)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받았을 당시 기업 가치는 1300억원이었지만 1년 9개월만에 10배 뛰어올랐다.

이로써 토스는 국내 핀테크 업체 중 처음으로 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토스는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증권업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한발 앞서 증권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0월 바로투자증권 인수계약을 체결해 증권업 라이센스를 확보하고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전문성·경쟁력과 바로투자증권의 투자·금융 포트폴리오가 가진 강점을 살려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등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서민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카카오페이는 기대했다.

토스 또한 지난달 기준 사용자의 45%(402만명)가 20대로 20대 전체 인구 중 약 60%가 토스에 가입했다. 이어 30대(21%), 40대(14%), 10대(11%)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용자 연령층이 지난달 기준 20대 49.2%, 30대 31.5%, 40대 11.4% 순으로 젊은 층 비중이 높았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이를 통해 투자의 허들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금융 간편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확보한 젊은 고객층이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관리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반면 핀테크 업체의 증권업 진출 가속화가 향후 리테일 부문 경쟁을 심화시키겠지만 손익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단순화된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젊은 고객층 유입에 성공했다”며 “카뱅처럼 경쟁력 있는 상품을 기반으로 출범한다면 충성 고객층을 보유하지 못한 증권사들의 리테일 부문 고객 이탈 등의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다만 지난해 대형 증권사 기준 금융상품 판매 수익 비중은 9.0% 수준에 그치고 주요 타켓 자산관리(WM) 고객군이 달라 손익 측면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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