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셀트리온 판매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 감리 진행 중
이학영 “셀트리온 분식회계 의혹 해소해야”…윤석헌 “살펴보겠다”
독점 판매권 218억원 매출에 흑자 전환…삼성바이오에 셀트리온 불똥 튀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연합뉴스

바이오제약 기업 셀트리온의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여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의 판매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분식회계 혐의로 감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0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회의실에서 열린 금감원 국정감사 당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셀트리온이 자회사(셀트리온헬스케어)의 국내 판매 건을 산 것에 대해서 분식회계의 의혹이 제기된 것 있지요?”라고 질의했다.

이에 윤 금감원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이 의원은 “(셀트리온이) 이를 매출로 인식하면서 적자를 흑자로 전환했다는 것인데 신속히 검사를 통해서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며 “국내 판매 건을 218억원으로 인식했는데 가격 적정성 여부에 따라 부당 내부거래 의혹이 있으니 이것도 신속히 처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촉구했다.

윤 금감원장은 “잘 살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업 감리와 관련해 이원하 금감원 회계심사국 팀장은 “감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셀트리온과 관련한 분식회계 감리가 진행된다면 3개 부서(심사국, 조사국, 감리실)에서 진행하고 기간은 복잡할 경우 최대 2년(대우조선해양)에서 수개월이 걸리고 간단한 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 측 김병곤 비서관은 “금감원 감리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셀트리온 분식회계 의혹은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의 의혹 제기 후 윤 감독원장이 담당 부서에 지시를 내렸다면 감리 결과가 이르면 올해 안에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의 지적은 올해 2분기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긴 독점 판매 권한을 218억원에 다시 사들였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18억원을 매출로 계상해 영업적자를 겨우 면했다는 점이다. 또 218억원의 적정성과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금감원이 218억원을 매출에 포함시킨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고의 분식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실적을 좋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회사 장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밝혀질 경우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6개월 이상 길어진 점도 조사하고 있다.

매출채권은 ‘외상 판매대금’으로 알려져 있다. 회수 기간이 길어지면 기업의 현금 흐름이 나빠지고 악성 채권으로 바뀔 수도 있어 판매대금을 떼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매출채권 기한 연장은 인정하면서도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상적인 회수라면 기한을 연장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이 같은 정황이 장부 조작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식회계의 대표적 사례가 가공의 매출을 기록하고 재무제표상 수치 왜곡, 관계 회사를 통한 거래 내역 조작 등이어서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지난 6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갖는 시민단체. 사진=연합뉴스

또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논란은 이날 주식거래가 재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날 한국거래소는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의 상장 유지를 결정해 비판을 받았다. 경영 투명성이 미흡하지만 기업의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지 않다는 것이 거래소의 입장이었다.

셀트리온이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나면 삼성바이오와 비교 대상이 돼 솜방망이 처벌과 법적 처벌 모두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9800원 하락(-12.04%)한 7만1600원에 장을 마쳤고 셀트리온은 2만4500원 하락(10.02%)한 22만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셀트리온은 외국인이 11만2181주 매도했고 기관은 8000주 매도했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외국인이 25만6072주 매수했고 기관은 3만7000주 매도했다.

삼성바이오는 거래 재개 첫날 5만9500원 오른 17.79%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의혹과 금감원 감리 소식에 삼성바이오는 장초반 25.56% 상승으로 상한가에 근접한 42만원을 고가로 터치한 후 시가인 39만3000원보다 1000원 오른 39만4000원을 종가로 기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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