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바쁘다’, 구직자 ‘일자리 걱정’, 자영업자 ‘애만 썼다’ 답변
성인남녀 2천917명 대상 설문조사…워라밸·소확행 트렌드와 달라
마음의 평정, 모든 일이 잘 이뤄지고, 바른 것을 드러냈다는 의견도 있어

지난 5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 사진=연합뉴스

직장인들이 뽑은 ‘다사다망’(多事多忙, 일이 많아 몹시 바쁨)이 올해의 사자성어 1위에 선정됐다.

최업포털 인크루투는 10일 설문조사플랫폼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올 한 해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성인남녀 총 2917명(직장인 152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다사다망’은 14.2%로 전체 1위에 꼽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의미의 ‘다사다망’에 대해 인크루트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 최근의 라이프 트렌드와 다르게 올 한 해를 힘들게 보낸 현대인들의 고충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취업자 입장에서는 바쁘게 한 해를 보내는 직장인들이 부럽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위는 13%를 득표한 ‘고목사회’(枯木死灰, 마른 나무와 불기 없는 재)가 차지했다. 고목사회는 ‘형상은 고목과 같고 마음은 불이 꺼진 재 같아서 기가 없고 용기가 없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현대인들의 무기력한 상태를 은유한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노이무공(勞而無功,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다, 11.5%), 각자도생(各自圖生, 제각기 살 방도를 꾀한다, 11.3%), 전전반측(輾轉反側, 몸을 뒤척여 잠을 이루지 못함, 11.2%)이 각각 3, 4, 5위에 올랐다.

인쿠르트는 “온갖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고,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을 정도의 절박함 그리고 많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한 해의 면면이 드러나 씁쓸함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수무푼전’(手無分錢, 9.8%), 뼈를 빻고 몸을 부술 만큼 지극정성을 다한다는 의미의 ‘분골쇄신’(粉骨碎身, 7.3%)이 뒤를 이었다.

자료=인쿠르트

이 중에서 직장인들은 ‘다사다망’(15.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구직자는 ‘고목사회’(25.4%), 자영업는 ‘노이무공’(13.7%)을 1위로 꼽았다.

올 한 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6000억불을 기록한 한국에서 직장인들은 너무 바빴고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절망을 맛봤으며 영세 자영업자들은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점을 사자성어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특히 갈수록 심화하는 취업난 속에서 의욕을 잃어가고 있는 구직자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형편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9.1%의 선택을 받은 ‘허심평의’(虛心平意, 애증의 감정이나 사사로움이 없는 상태, 9.1%), 6.1%의 ‘만사형통’(萬事亨通, 모든 것이 뜻대로 잘 이뤄짐), 3.5%의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함을 부수고 바른 것을 드러냄) 등 긍정적이고 순탄한 한 해를 비유하는 사자성어들도 순위권 내에 있었다.

한편 인크루트는 지난해 구직자를 대상으로 이색 사자성어(네 글자 조합의 재미있는 신조어)를 꼽게 한 바 있다.

그 결과 ‘서류광탈(면접광탈)(12%)’, ‘돈이음슴(얇아지는 지갑 의미)(9%)’, ‘백수다또(9%)’, ‘무한도전(힘든 상황임을 알지만 일단 도전하고 봄)(8%)’, ‘숨좀쉬자(8%)’순으로 선택돼 화제에 올랐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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