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콘텐츠가 ‘승부수’…본격 상용화 2~3년 걸릴 듯
삼성전자 5G스마트폰 시제품 눈길,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

박정호 SKT 사장이 SK텔레콤 ‘네트워크관리센터’에서 삼성전자 5G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 1일 0시를 기해 5G 상용화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소비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각각 5G 전파 첫 송출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SKT는 성남시 분당구 ‘네트워크관리센터’에서 서울 명동,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동, 광주 금남로 등 지역과 차례로 영상통화 연결 시연을 선보였다. 통화에는 삼성전자 5G스마트폰 시제품이 활용됐다.

영상통화 시연에 나선 박정호 SKT 사장은 “LTE보다 월등히 선명하고 반응속도도 빠른 품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부터 SKT 5G 1호 고객사인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명화공업은 ‘5G-AI 머신 비전’ 솔루션 가동에 들어갔다. 경기 화성 자율주행실증도시 ‘K-City’와 시흥 일반도로에서는 SKT 5G자율주행차가 테스트 운행을 시작했다.

KT는 경기도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관련 행사를 갖고 5G 서비스 1호 가입자인 인공지능(AI) 로봇 ‘로타’를 소개했다. 로타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입장객들의 관람 안내를 돕는 AI 로봇이다.

KT는 5G 1호 가입자로 로타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 5G가 단순한 이동통신 세대의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5G 전파 송출과 함께 KT는 4만9500원(10GB) 상당 5G MHS(Mobile Hot Spot) 단말 전용 요금제도 처음 선보였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인 AI 로봇 ‘로타’의 KT 5G 1호 가입자 증서를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KT

LGU+는 서울 마곡사옥에서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이날 하현회 LGU+ 부회장은 5G 라우터(삼성 5G 모바일 핫스팟)가 연결된 노트북PC로 대전기술원과 화상통화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LGU+의 5G 1호 고객사는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 기업 ‘LS엠트론’이다. 양사가 함께 개발한 5G 원격제어 트랙터는 관제 시스템 지도에 이동 경로를 설정해 수십km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무인경작을 할 수 있다. 관제센터 모니터에는 작업 현황이 실시간 영상으로 전송된다.

이통3사의 5G 첫 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 고객이 주를 이뤘다. 올 한 해 대대적으로 5G 시대 개막을 알렸지만 피부로 와닿는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이유다.

시민 A(34)씨는 “5G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는 데 사실 5G가 무엇인지 개념조차 서지 않는다”며 “5G 전파 송출만 하면 상용화가 될 것처럼 느껴졌는데 서비스 개시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체감상 느끼는 변화는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B2B 서비스 개시를 시작으로 점차 일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세계 최초’ 타이틀만 거머쥔 셈이다.

이통3사는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에 기반을 둔 5G용 콘텐츠를 내놨지만 이는 4G, 즉 LTE 환경에서도 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미디어가 5G만의 킬러콘텐츠로 부각되고 있으나 기존과 완전히 차별화를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다.

LG유플러스 서울 마곡사옥에서 5G망으로 걸려온 화상통화를 시연 중인 하현회 LGU+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이통업계 관계자는 “5G는 속도가 빠르고 지연이 없어서 향후 콘텐츠적인 면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며 “스마트폰 등 개인 단말로만 이를 체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5G스마트폰은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4일 미 IT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내년 상반기 미국시장에 5G스마트폰을 출시한다. LG전자 역시 내년 상반기 중 북미를 중심으로 5G스마트폰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공개될 5G스마트폰은 프로토타입으로 향후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시연하는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일반 소비자는 내년 중 5G스마트폰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5G망 구축은 내년 3월쯤 서울·수도권을 비롯한 6대 광역시 주요 지역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전국망 구축에는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5G스마트폰 관련 요금제 준비 역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5G는 일단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본적인 단말 환경이 갖춰져야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며 “요금제는 내년 상반기 5G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준비 중이며 서비스 제공에 대한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해서 책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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