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전문은행 신규 인가 필요, 제3인터넷은행 탄력
기존 은행시스템 보완, 다양한 은행 출연 활성화 기대

서울 시내 한 은행창구.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업의 경쟁이 부족해 소형·전문화 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2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외부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정량분석, 산업구조 등에 대한 보조적 분석, 소비자 만족도 조사 등을 고려해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금융위는 지난 5월 금융산업 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진입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내놓으면서 후속 조치로 경쟁도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평가위는 9월부터 은행업에 대한 경쟁도를 평가한 결과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정량분석에서 은행업은 ‘경쟁시장’과 ‘다소 집중된 시장’의 경계선에 놓여있었다. 국내 일반은행과 기업, 농협, 수협은행 등 특수은행의 예금·대출시장을 분석한 결과 시장집중도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수인 허핀달 지수(HHI)는 1233~1357을 기록했다.

HHI지수는 시장을 경쟁시장과 다소 집중된 시장,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나누는데 한국의 은행업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보면 다소 집중된 시장이지만 미국 법무부 기준으는 집중되지 않은 시장이다.

시장구조나 경영 효율성 등에 대한 보조분석 결과를 보면 은행업의 경쟁도는 개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6개 은행 규모가 하위 은행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면서 서로 비슷해지는 상태로 안정화하고 있어 향후 경쟁 요인이 부족하다고 봤다.

은행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정성평가)에서도 은행업의 경쟁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은행이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경쟁하는지’를 묻는 설문에 ‘보통 이하(46.7점)’라는 응답이 평균을 이뤘다. 평가위는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은행 산업의 경쟁도를 끌어올리고자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신규 진입 형태로는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보다 혁신을 선도하거나 기존 은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소형은행이나 전문화된 은행이 적절하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현행법상 인가가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위는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평가위는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금융투자업과 중소금융 분야에 대한 경쟁도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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