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여 대단지도 4개월만에 이주 끝내

재건축·재개발등의 주택 정비사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막대한 돈을 차입해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업기간 단축을 통해 ‘이자비용’을 줄여야 그만큼 조합원 이익이 높아진다. 한마디로 ‘시간이 돈’이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땅’과 ‘돈’의 작업이 적절한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 분양 경기까지 더해지면 ‘안성맞춤’이지만 ‘땅과 돈’은 인간의 영역이고 ‘때’는 신의 선물이다.

따라서 ‘땅’과 ‘돈’ 작업만 잘 해도 ‘인간으로서 할 도리는 다했다’고 평가받는다. 그 이후는 그야말로 ‘진인사 대천명’인것이다.

정비사업은 땅주인인 조합원들이 조합원 분담금을 모아 벌이는 사업이므로 초기에 부족한 자금은 금융권에서 끌어와야 한다. 이로인해 ‘땅’작업과 ‘돈’작업(이주비 등 사업비)은 정비사업의 전부라 할 수 있다.

단지가 클수록 빌려오는 돈의 규모 역시 크다. 지난해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 평가받은 반포1단지(1·2·4주구)에서 현대건설이 조합에 약속한 사업비는 ‘이주비’ 한 개 항목만 해도 2조원이 넘는 규모다. 막대한 돈은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되지만 이자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갚아야 한다.

이주비는 조합원 이주가 시작되기 전 차용하기 때문에 빠른 이주 완료는 조합원들에게 그만큼 이득이다. 많게는 조 단위로 차용한 돈의 이자가 하루에 수억원씩 붙기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 부산 온천4구역 재개발 정기총회에서는 ‘이주 지연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 ‘이주 촉진을 위한 명도 소송 조속 제기’ 등 조합원 스스로 빠른 이주를 독려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1400명에 달하는 재개발 조합원들의 이주기간도 단 5개월(7월1일~11월30일)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합원들 스스로 ‘이자의 무서움’을 알고 자발적으로 기간을 단축시킨 것이 놀랍다는 분위기다.

실제 2400여 세대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단 4개월만에 이주를 끝낸 단지도 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성남 신흥주공 재건축인 ‘산성역 포레스티아’다.

기존 2406세대를 허물고 4089세대의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이 단지는 조합원들 스스로 관리처분 시 이주기간을 어긴 조합원에게 ‘공동관리비 부과와 사업비 증가분 부담’하는 안건을 마련, 조합원 스스로 빠른 이주를 실행토록 했다.

‘은행주공’ 재건축 단지 투시도

한편, 다음달 2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은행주공 재건축’에서 입찰에 참여한 ‘A’사가 이주기간 4개월을 제시, 조합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조합원 스스로 ‘빠른 이주결의’ 외에 시공사의 도움이 뒷받침되어야 ‘성공적인 기한내 이주완료’가 가능하므로 시공사의 ‘조력 의지’ 표명은 조합원들의 반가움을 이끌어 낸다.

또 공사기간까지 단축되면 조합원 이자부담도 줄이고 빠른 입주도 가능진다.

은행 주공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가 구 성남에도 몰리기 위해서 은행주공과 신흥주공 재건축 사업의 성패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신속하고 성공적 재건축 완료로 성남이 재조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성남시 제공 통계자료에 따르면 성남시 전입과 전출 인구수는 각 17만4천여명과 17만6천여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서울로부터 성남시 전입 인구가 약 1만3천여명 증가세를 보여 서울 대체지로서 성남시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파이낸셜투데이 김한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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