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 시간 151초, 예상 웃돌아…정상 추진력 확인, 최대 고도 209km 비행
우주개발 기술 독자화 가시권…과기부 “2021년 우리 기술 우주발사체 가질 것”
누리호 엔진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치며 국내 우주개발 기술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비행에 성공했다.
누리호 시험발사체는 이날 오후 4시, 발사를 알리는 안내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으며 수직으로 치솟아 151초간 연소해 75km까지 날아올랐다. 이후 관성 비행으로 발사부터 319초쯤 최대 고도 209km에 도달했다. 우리 독자기술로 만든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합격점을 받은 순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에 따르면 이날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달성한 연소 시간 151초는 목표 시간인 140초를 초과한 것이다.
엔진 시험발사체의 성능은 연소 시간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곧 누리호 1단 엔진의 목표 연소 시간인 140초를 넘으면 정상 추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최대 고도인 209km에 도달한 후 포물선형으로 비행하며 나로우주센터에서 429km 떨어진 제주 남동쪽 공해상에 안전하게 낙하했다.
첫 국산 엔진의 성공적인 비행 모습에 우리나라 우주개발 기술의 독자화가 멀지않았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시험발사체가 정상적으로 발사됐음을 알려드린다”며 “정보를 분석한 결과 비행 상황에서 75t급 엔진의 ‘정상 작동’을 확인했다”고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이 차관은 이어 “이 75t급 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해 300t급 1단 엔진을 만들고, 75t급 2단, 7t급 3단을 개발해 총 조립하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거치면 2021년에는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를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누리호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이는 75t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체의 최대지름은 2.6ｍ, 무게는 52.1t이다.
이 시험발사체는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25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추진제 가압계통에서 이상이 발견돼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된 것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최고 고도에 도달할 때가 돼서야 ‘비행 시험이 제대로 됐구나’하고 판단했다”며 “떨어지는 것도 끝까지 봐야 하므로 발사체가 비행하는 동안 통제실 안은 대체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2002년 11월 28일 KSR(과학로켓)-Ⅲ을 발사했으며, 16년이 지난 뒤 오늘(28일)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해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누리호 발사를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고 의의를 밝혔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엔진 개발에 난관이 많았는데 엔진 제작을 맡는 우리 기업의 기술 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