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티비케이‧라미부딘 2제 요법 제시…3제 요법 동일 효능
HIV 감염인, 평생 복용 약제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
에이즈 정복 가능성 보여…감염세포 공격해 사멸, ‘샷 앤 킬’ 전략

사진=연합뉴스

에이즈(AIDS)는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돼 체내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이다. HIV에 감염될 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지만 최근 의료‧제약 기술의 발달로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 됐다.

현재 대부분의 HIV 치료는 3가지 약물을 병용하는 방법(3제 요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티비케이’와 ‘라미부딘’ 단 2가지 약물만으로 3제 요법과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나타내는 것을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HIV 환자들이 장기적인 약제 복용에 따른 약물 독성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HIV 환자들은 HIV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치료제 복용을 평생 동안 해야만 한다. HIV 환자들이 치료제 장기복용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이유다. 2제 요법으로도 3제 요법과 동일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낼 수 있다면, HIV 환자들은 필요 외 많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GSK는 HIV 바이러스 수치가 최대 50만c/㎖인 과거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HIV-1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2제 요법 허가의 바탕이 된 GEMINI 1과 GEMINI 2의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GEMINI 1과 2는 동일하게 설계된 2개의 3상,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병행집단, 비열등성 시험이다.

임상연구에서는 ▲티비케이 ▲라미부딘 2제 요법과 ▲티비케이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억제제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엠트리시타빈 3제 요법을 비교했다.

48주차 연구 결과, HIV 관리의 표준이 되는 바이러스학적 억제(HIV-1 RNA<50c/㎖)를 달성한 환자 비율이 2제 요법에서 91%, 3제 요법에서 93%로 나타났다. 또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 비율은 2제 요법 치료군이 18%로 3제 요법 치료군 24%보다 적게 발생해 2제 요법이 3제 요법과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혜원 GSK 의학부 본부장은 “에이즈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신규 HIV 감염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20대의 경우, 평생 약 6만 도즈(투약 개수를 의미하는 단위)의 약을 복용한다”며 “2제 요법을 통해 기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만 도즈의 약제 복용을 줄이고, HIV 치료에서 풀어야 하는 과제인 장기적인 약제 복용으로 인한 약물 독성의 우려를 줄여, 앞으로 HIV 치료는 2제 요법을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즈 바이러스 가운데 극히 일부는 인체 세포에 감염한 뒤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다. 이는 곧 증식조차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바이러스는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활동과 증식을 시작해 병을 악화시킨다.

현재 HIV 환자들에게 투여되는 치료제는 활동·증식하는 HIV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잠복 바이러스는 현재 개발된 약물로는 제거가 불가능하다.

잠복 HIV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체 세포 자체를 없애는 방법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잠복 바이러스를 자극해 깨운 뒤 체내 면역세포가 이를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이후 면역세포가 해당 세포를 파괴해 HIV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것이다. 이를 ‘샷 앤 킬’ 전략이라 부른다.

최근 YTN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샷 앤 킬’ 방식으로 잠복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새로운 약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해당 약물을 에이즈 감염 원숭이에게 투약한 결과 원숭이 절반은 기존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잠복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동물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만큼 과학계와 의학계는 인체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될 경우 에이즈 완치에 한 발짝 다가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