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미국 오더에 국내 의류 OEM 업체 부진
美 블랙프라이데이 기대감 쑥, 한세실업·화승엔터·영원무역 주목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서 외면받던 국내 의류 OEM주가 미국 대규모 소비시즌을 맞아 부활의 날갯짓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의류 OEM 업체는 미국 유통매장의 대규모 폐점으로 바이어들의 오더가 줄어들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2015년 11월 설립된 화승엔터프라이즈를 제외한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의 2016년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영원무역은 2016년 영업이익 1794억원, 순이익 109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8.84%, 24.57% 줄었다. 한세실업도 2016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42.7%, 55.6% 줄어든 816억원, 4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각각 순이익이 영원무역 411억원, 한세실업 208억원, 화승엔터프라이즈 4253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원무역은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지만 나머지 두 기업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순이익을 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은 주문자가 요구하는 상표명으로 부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유럽 등에서 주문을 받아 동남아시아에서 제품을 제작해 수출하고 있다.

주요 OEM 기업으로 꼽히는 한세실업, 영원무역,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미국을 주요 수출국으로 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미국 패션 브랜드인 갭(GAP), 올드네이비(OLD NAVY), 에이치앤엠(H&M) 등에 제품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에 의존도가 높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기준 북미 지역의 매출이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을 떨쳐내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의류 OEM업체의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가 시작된 지난 7월 2일부터 15일까지 영원무역은 16.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세실업도 7.01%, 화승엔터프라이즈는 10.5% 올랐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최대 소비시즌이 의류 OEM 업체의 회복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오는 23일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사이버먼데이(블랙프라이데이 다음 월요일), 크리스마스 등 연초까지 이어지는 소비시즌에 의류·장난감·보석·전자기기 등 미국 연간 소매판매 매출의 약 20%가 발생할 전망이다.

또 지난달 3일 발표된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2018년 11~12월 소비시즌 매출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소비시즌 매출은 전년 대비 4.3~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가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이들 기업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미 시장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CCI)는 137.9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9월 144.7을 기록한 이후 18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CCI는 매달 미국 내 5000가구를 대상으로 지역 경제 현황, 고용 실태, 6개월 후의 경제 및 고용 전망, 가계 수입과 소비 의향 등을 수치화한 것이다. CCI가 100 이상이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소비 시즌을 시작으로 향후 OEM 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OEM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률이 개선되지 못했다”며 “의류OEM 기업간의 수주 경쟁이 심해지고 아세안 국가 최저임금 상승이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미국 의류 소매판매는 무점포 채널을 위주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스포츠웨어 브랜드 매장과 캐주얼 패선 매장의 매출 추이는 여전히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직면한 수주 환경이 불리할지 몰라도 전방 수요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결국 내년 오더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