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관계자 오찬’, 네 가지 감사 전하고 세 가지 조언 청취
정부의 경제운영에 협력, 서민·중견기업 지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은행장들, 핀테크 사업 참여·해외 진출 지원 등 규제 완화, 애로사항 건의

이낙연 총리(오른쪽 세 번째)가 16일 총리공관에서 은행장들과의 오찬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금융권 끌어안기에 본격 나섰다.

이 총리는 1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은행 연합회 관계자 오찬’을 열고 “여러분께 감사드려야 할 일이 있고 또 여러분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 것도 있습니다”며 “감사드릴 게 네 가지고 말씀 듣고 싶은 것이 세 가지”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오랜 친구이신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님 그리고 15개 은행장님들을 한 자리에서 뵙게 돼 반갑고 기쁩니다”라며 “오늘 여러분을 모시게 된 것은 일부 관행적인 생각이나 관성적인 보도처럼 당부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 결단코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리가 감사드린 네 가지는 ▲내외 경제 여건이 동시에 안 좋은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운영에 협력한 점 ▲공공기관 연대보증 폐지라든가 동산담보 활성화와 같은 이른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중견·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한 점 ▲취약 연체차주의 부담 완화, 중금리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을 늘려서 취약계층과 서민에 대한 지원을 늘린 점 ▲‘금융기관 공익재단’ 설립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주거지원, 재해·재난 예방을 강화한 점 등이었다.

또한 듣고 싶은 세 가지 말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핀테크·빅데이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 ▲정부의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인터넷전문은행법’ 제도의 정비, 환경 개선 외에 더 해야 할 내용 ▲정부의 정책, 경제운영에 대한 금융권의 생각 등이었다.

이에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총리께) 금융 현장에서 치열하게 뛰고 계시는 은행장님들도 한 번 격려해주시길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지난 9월부터는 매주 규제혁신 성과를 직접 챙기시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정부 부처에 주문하고 계시다는 기사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인사했다.

김 회장은 “은행권에서도 정부정책 방향에 맞춰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신뢰 받는 금융’을 적극 실천하며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며 “지난 10월 4일 은행권 노사가 뜻을 모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금융산업 공익재단’(2000억원 규모)을 설립하는 등 향후 3년 동안 매년 1조원 이상, 총 3조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1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하는 이낙연 총리(앞줄 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부합하기 위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대폭 확대해 은행별로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겨울을 맞아 체험형 인턴제도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올해 총 5000명 채용 계획(상반기 1500, 하반기 3500), 전년(2900명) 대비 70% 증가뿐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3200억)을 통해 3년간 1만1000여 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었다.

김 회장은 “사회공헌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등 은행 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는 등 국제 경쟁력 강화도 적극 추진하고 창업 기업 등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기업구조혁신펀드(5000억) 조성, 서민금융 지원 강화 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는 국내 15개 은행장들이 핀테크 기업 지분 보유 허용과 생산·포용적 금융에 대한 애로사항을 비롯해 지역금융활성화, 지역재투자평가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건의와 해외 진출 지원 등 각 은행별 의견 포함 10여 개의 건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 관계자로 배석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정부도 은행의 건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권의 유력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 총리의 이날 오찬에 대해 금융권을 끌어안고 경제를 살리는 총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