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 카드 사용실적 증가세 둔화 분석
둔화 요인, 해외여행 증가 꼽았지만 해외 카드실적은 빠져
평균 승인금액 감소 추세, 소액 결제 대중화가 원인

사진=연합뉴스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3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가 증가했지만 추석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줄면서 법인카드 사용이 감소했고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난 영향으로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8년 3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05조4000억원, 승인건수는 52억100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7%, 9.5% 증가했다.

직전 분기인 2018년 2분기 승인금액 증가율 9.0%, 승인건수 증가율 10.4%에 비해 증가율이 감소한 수치다.

강동일 여신금융협회 팀장은 증가세 둔화 요인을 “9월 추석 연휴로 4영업일이나 감소해 법인들의 법인카드 사용이 줄었고 연휴기간 해외여행 증가와 연휴기간 문을 열지 않은 점포로 인한 소비자의 카드 사용처 축소 등에 영향을 받아 증가세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10월이 추석이었던 반면 올해는 9월이 추석이었고 지난해 9월 영업일수는 21일이었지만 올해 9월은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17일로 줄었다는 분석이다.

자료=여신금융협회

강 팀장은 “해외 여행객 증가도 카드승인실적 증가세 둔화의 한 요인”이라면서 “해외 여행객 만큼의 소비분이 연휴기간 국내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9월 해외여행객이 622만명에서 올해 9월 674만명으로 늘어 8.4% 증가했다는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해외 여행객 증가를 카드승인실적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 주장하기 위해서는 분기별 국내·해외 통합 실적 자료를 근거로 제시해야 하고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올해 분기별 해외 카드사용실적 관련한 자료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협회 측은 국내 카드사용실적만 발표했다.

해외 카드사용실적 자료 여부에 대해 협회 측은 국내 카드실적만 발표 대상이며 해외 카드사용실적 관련 취합된 자료 또한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담당자 역시 해외 카드사용실적 관련해 “금감원에서는 해외 카드사용실적 관련한 자료를 취합해서 갖고 있지 않다”며 “어디에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답변했다.

협회가 카드실적 감소 요인으로 꼽은 영업일수 감소와 해외여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전체카드 승인실적은 늘었다.

카드실적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한 업종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업종의 도매·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 등이 카드승인금액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도매·소매업의 카드승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숙박·음식점업은 7.3%,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은 11.9%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카드실적 증가 요인은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승용차 구입 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율을 7월 19일부터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5%에서 3.5%로 인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7~8월 7조2263억원이었던 승용차 판매액은 올해 7~8월 8조455억원으로 늘어 11.3%가 증가(통계청)한 것으로 집계돼 내수 활성화 효과를 봤다.

또 폭염도 냉방 가전제품, 음료·식품 등 더위 관련 업종에서의 소비자 구매수요 증가에 영향을 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7~8월의 폭염일은 12.2일, 열대야일 10.7일이었으나 올해 7~8월의 폭염일은 29.8일, 열대야일은 17.7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8월 4조3705억원이었던 가전제품 판매액은 올해 같은 기간 4조9711억원으로 늘어났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일본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7월~9월 평균기온과 소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가계 소비지출이 0.5%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한편 카드별 평균 승인금액은 전체 카드가 3만944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전분기 대비 2.2% 모두 감소했다. 개인카드 평균 승인금액은 3만436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전분기 대비 0.7% 각각 감소했고 법인카드 평균 승인금액은 11만9404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 전분기 대비 7.5% 각각 감소했다. 카드 승인 건수당 평균 승인 금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강 팀장은 “과거부터 카드승인의 소액화 흐름을 보기 위해 승인 건수당 평균 승인 금액지표를 내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소액일 경우 현금 결제를 했지만 지금은 1~2000원의 소액이라도 카드결제를 할 정도로 카드가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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