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맛 겨냥, 미역국라면·진짜쫄면 등 신제품 선봬
농심 신제품 판매 부진…점유율 균열 ‘희비’ 엇갈려

대형마트에 비치된 오뚜기의 다양한 라면 제품. 사진=김민희 기자

오뚜기가 이색적인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국내라면 업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지난달 오뚜기는 사골국물과 미역이 들어있는 ‘쇠고기 미역국라면’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출시 40일 만에 판매 500만개를 돌파했다. 액상스프와 미역, 라면의 독특한 조합으로 기존 라면에 적용되지 않은 이색 제품을 출시했다는 평가다.

미역국라면은 출시 직후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소비자를 중심으로 호응을 받고 있다. 해당 제품을 맛본 소비자는 “진한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으니 집밥처럼 든든한 느낌이다”, “생일날 미역국으로 끓여 먹기 좋다”, “술안주로도 최고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뚜기가 이색라면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그해 10월 출시한 ‘진짬뽕’은 지난해 9월까지 누적판매량이 2억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어 올 3월 ‘진짜쫄면’과 ‘춘천막국수’를 잇달아 출시하며 흥행가도를 이었다. 진짜쫄면은 출시된 지 2개월여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함흥비빔면·콩국수라면·팥칼국수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이색라면 제품군을 늘려나가는 모양새다.

오뚜기의 이 같은 시도는 매출 및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 총 매출액은 ▲2015년 1조8831억원 ▲2016년 2조107억원 ▲2017년 2조1262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5년 1050억원 ▲2016년 1378억원 ▲2017년 1324억원, 영업이익은 ▲2015년 1334억원 ▲2016년 1425억원 ▲2017년 146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라면업계 만년 1위 자리를 유지해오던 농심은 주춤한 모습이다. 농심은 지난 2015년 4월 ‘짜왕’ 출시 이후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 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건면새우탕·양념치킨면·스파게티토마토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오뚜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인기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달 출시한 해물 안성탕면은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나 ‘업계 1위’ 농심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농심 매출액은 ▲2015년 2조1816억원 ▲2016년 2조2170억원 ▲2017년 2조2083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2015년 1174억원 ▲2016년 1992억원 ▲2017년 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2015년 1182억원 ▲2016년 897억원 ▲2017년 964억원으로 파악됐다.

오뚜기의 상승세는 라면시장 점유율에서도 두드러진다. 2016년 점유율 25%를 돌파하며 최근 4개년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2014년 19.3% ▲2015년 24.5% ▲2016년 25.6% ▲2017년 25.9%로 2014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준 농심은 ▲2014년 62.4% ▲2015년 61.5% ▲2016년 55.2% ▲2017년 56.2%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0년 전 농심이 시장점유율을 70% 가까이 독점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오뚜기의 확연한 성장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처음에는 미역국라면이 특이한 제품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맛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며 유튜브 방송에 등장한 것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끈 요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 가구도 간편하게 미역국을 즐길 수 있도록 제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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