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감서 R&D 종사자 외 근로자 관련 질의‧내용 전무
노조, 부정적 입장…“고용보장 비롯한 명확한 답변 없어”

지난 29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제갈민 기자

“한국지엠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 없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카젬 사장은 이 자리에서 군산공장 폐쇄와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등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의 증언에 한국지엠 노동조합 측은 “종합 국감에서 역시 카젬 사장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으며 의원들도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못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카젬 사장은 폐쇄된 군산공장 관련 질의를 받자 “현재 군산공장의 활용방안에 대해 모색 중이며, 관심을 보이는 몇몇 업체들과 접촉을 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 R&D 법인 분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R&D 법인을 설립하면 경영 집중도와 운영효율이 향상하고 한국GM이 제너럴모터스(GM) 본사로부터 보다 많은 R&D 업무를 유치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는 곧 한국GM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현재 GM 본사는 한국GM의 생산시설 개선과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64억 달러 투자를 감행했으며, 수출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글로벌 신제품 2개 차종을 한국시장에 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R&D 종사자들의 신설법인 고용승계에 대해 “연구개발 직종 종사자 100% 전원 고용 승계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동조합 관계자와 대리점 관계자 등과 만나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카젬 사장이 산자중기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한 내용에 대해 한국지엠 노조 측은 만족하지 않았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카젬 사장이 국감에 출석했을 때 그에게 R&D 종사자 외 근로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어본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공장은 폐쇄하고 없애더라도 차량을 GM 본사에서 가져와 판매한다면 철수한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카젬 사장은 R&D 분리 시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며 “예를 들면 고용승계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근로기준법상 당연히 승계해야하는 부분이며 이에 덧붙여 고용을 보장해줄 수 있는가, 확인서를 써 줄 수 있는가 라고 물으면 ‘고용보장은 못 한다, 서류도 써줄 수 없다’고 답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은 카젬 사장에게 R&D 종사자만 고용승계를 하는 것인지, 그 외 근로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몇 명을 해고할 것이며, 어디로 보낼지 등에 관해 상세히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보장이 되지 않으면 언제 해고될지 알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고용보장에 대해 약속을 해줄 수 있냐고 계속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카젬 사장이 노조 측과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그와 만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에게 앞서 말한 문제에 대해 질문했으나 ‘모두 비밀이다’, ‘답을 못 해준다’라고 말했다”며 “이날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그에게 단순히 ‘한국지엠이 철수를 하냐, 안 하냐’만을 물어봤을 뿐, 날카로운 질문은 하지 못 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 카젬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겠다, R&D 법인의 분리는 산업은행과 맺은 기본 계약에 포함돼 있었다”라고만 답했을 뿐,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대외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발언했으며 간간히 질문의 요지에서 벗어나는 대답을 한 경우도 있다.

이에 노조 측은 “카젬 사장은 무언가를 숨긴 채 두루뭉술하게 답하고 있다”며 “이 이상 카젬 사장과 대화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더 들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판단해 메리바라 GM회장에게 서신을 보낸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바라 회장은 답신을 통해 “머지않아 한국지엠을 방문하고자 한다. 방문 시, 노조 지부장과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뵐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해 대화의 가능성을 열긴 했으나 명확한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한국지엠 노동조합 측의 서신에 대한 메리바라 GM회장의 답신 번역본. 사진=정유섭 의원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