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포장률 10%↓, 자동차 보유대수 한국 1.3% 불과
경의선·동해선 연내 착공예정…국제 운송로 역할 기대

장작 짊어지고 가는 北여성들. 사진=연합뉴스

남북 도로연결·현대화 사업이 연내 착공예정인 가운데 북한의 열악한 도로현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북은 지난 15일 고위급회담을 통해 남북 도로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을 다음달 말에서 12월 초에 열기로 합의했다. 경의선 도로는 평양~개성 구간을 고속도로로, 동해선 구성~원산 구간은 국도로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남북경협으로 연내 북한의 도로연결과 현대화 사업이 이뤄질 경우 국제 운송로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남북 도로망 연결은 향후 ‘부산-서울-평양-베이징’의 한반도와 동북아를 잇는 환황해 경제벨트의 구축기반이 된다. 아울러 남북이 중국을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과의 경제협력을 도모할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부의 도로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2만6176km으로 한국(10만8780km)의 24.1%에 불과하다. 고속도로는 총연장 774km로 한국(4438km)의 17.4% 수준이다.

북한의 도로는 1급부터 6급까지 행정단위의 상하급에 따라 분류한다. ▲1급도로(중앙의 수도와 도 사이 연결) ▲2급도로(도와 도 사이 연결) ▲3급도로(도와 군·군과 군 사이 연결) ▲4급도로(군과 리 사이 연결) ▲5급도로(리와 리 사이 연결) ▲6급도로(리 안의 마을과 마을의 연결) 등이다.

북한 고속도로는 총 6개로 ▲구도로·신도로 등으로 구분된 평양~남포 ▲평양~원산 ▲원산~금강산 ▲평양~개성 ▲평양~향산 등이 있다. 그 중 평양~개성, 평양~향산, 평양~남포 구간을 제외한 도로 포장률은 10% 미만이다. 간선도로 대부분은 왕복 2차선 이하다.

도로 관리 주체도 구분돼 있다. 고속도로는 중앙정부가, 1~3급도로는 도에서, 4~5급도로는 군이, 6급도로는 마지막 행정단위인 리에서 관리한다.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주민들이 소 달구지 등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성~평양 구간을 제외한 도로는 시속 50km를 운행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됐다.

이는 비전문인력으로 도로를 건설해 지반공사가 부실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평양~남포 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0년 완공된 해당 고속도로는 전문인력이 아닌 청년들이 시공해 ‘청년영웅도로’라고도 불린다.

이들 도로는 유지 보수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아 ▲교량 ▲도로 이음새 ▲교각 ▲가드레일 등이 노후화돼 있다. 급경사 및 급커브 구간 등 위험지역을 나타내는 표지판도 드물다.

북한은 도로보다 철도 중심 교통 체계가 더 발달했다. 중화학 중심 공업이 발달해 벌크 화물의 수송 수단으로 철도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도로는 철도역과 주변 지역을 연결하거나 단거리 운송 위주의 보조적 수단으로 이용해 현재까지도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북한정부포털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자동차 보유 대수(2016년 기준)는 약 28만5000대다. 이는 한국(2180만3000대)의 1.3%에 불과하다. 아울러 자동차공업 기술의 낙후와 석유자원 수입 등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들의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북한 도로에서는 차량보다 달구지 자전거 등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평양을 제외한 북한 전역에는 우마차(牛馬車) 사업소가 있을 정도로 소달구지의 이용률은 자동차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마차 사업소는 자동차로 운반이 불가능한 소규모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만들어졌다. 대도시 각 구역마다 우마차 사업소가 1개씩 운영된다.

임강택 통일연구원은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방안’ 연구서를 통해 “북한 도로의 개·보수와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남북 교통·물류망을 연결해나가는 중장기 과제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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