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수암 뜻 이어 장학사업 등 인재양성 집중
젊은 크리에이터 지원, ‘문화공익’ 영역 확장

대림산업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건설·석유화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림산업은 창업철학에 따른 공익사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대림산업의 창업주인 고(故) 수암 이재준 명예회장은 창업철학으로 ‘한숲정신’을 강조했다.

한숲은 대림의 순우리말이다. 숲이 모든 생명과 사물을 품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대림 안에서 모든 구성원이 배우고 성장하며 동시에 조화를 이뤄 번영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

수암은 교육사업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1967년 ‘청석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공익재단은 1970년 안양여중·고교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대림학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수암은 작고하기까지 재단의 초대 이사장직을 맡았다.

대림학원은 중고등 교육사업에서 그치지 않았다. 1977년 대림공업전문학교도 설립했다. 대림공업전문학교는 현재의 대림대학교로 특히 자동차학과에서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수암이 교육사업에 애착을 가진 만큼 재단의 재정도 탄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대림학원은 ▲지주사 보통주 43만9419주(1.27%)·우선주 20만5197주(5.40%)를 각각 들고 있다. ▲삼호 11만8056주(0.78%) ▲고려개발 5만4680주(0.25%) ▲대림코퍼레이션 33만9000주(3.20%) 등 계열사 지분도 다수 보유 중이다.

지난해 기준 대림학원의 총자산은 2624억4181만원이며 총수입과 총지출은 각각 608억4849만원, 632억1493만원이다.

1976년 수암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은 그룹의 공익사업을 예술 및 문화 분야로 점차 확장해나갔다.

이 명예회장은 대림 창업 50주년을 맞아 1989년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창업주의 뜻을 잇겠다는 의미로 재단 이름에는 이재준 명예회장의 호 ‘수암’을 넣었다.

해당 재단은 이름처럼 매년 우수학생을 선발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학지원사업을 진행하고 동시에 대학 및 단체의 학술연구 지원사업도 병행한다.

지난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은 380명에 이른다. 또한 269건의 연구 활동을 지원해 총 5권의 수암논집을 발간했다.

작년 연말 기준 재단의 총자산은 164억1797만원, 총수입 3억929만원, 총지출 3억4686만원 등이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주식(6월말 기준) 6만1000주(0.60%)도 보유 중이다.

대림미술관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림은 미술과 관련된 한국 인문학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문화 관련 공익사업을 주로 하는 대림문화재단(1996)도 설립했다. 이듬해 대림문화재단은 1993년 대전에 조성된 ‘한림갤러리’를 한국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 ‘한림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다.

한림미술관은 이후 서울로 옮겨와 2002년 대림미술관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어 2012년에는 용산구 한남동 외진 곳에 방치된 당구장을 개조해 ‘구슬모아당구장’을 오픈하고 신인 작가 발굴 및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5년에는 구슬모아당구장 인근에 디뮤지엄(D MUSEUM)도 오픈했다.

대림문화재단은 젊은 크리에이터 지원은 물론 매년 10회 이상 400여명 어린이·청소년 대상 전시 관람 및 창작활동 등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재단 소속 미술관들은 현재 젊은 층 사이에서 일명 ‘핫플레이스’로 불릴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기존 전시와는 다르게 실험적인 프로젝트가 많고 누구나 쉽게 들러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림문화재단의 이러한 문화 공익사업이 일반인들에게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관련 분야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림문화재단 이사장은 이해욱 대림 부회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 대림문화재단의 총자산은 553억8100만원 수준이다.

총수입액은 146억6970만원으로 이 중 기부금은 28억5222만원 정도다. 재단이 사용한 총비용은 198억4183만원이며 공익사업지출에는 112억1958만원, 수익사업지출에는 86억2225만원이 각각 사용됐다. 이곳 재단 역시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65만2789주(6.2%)를 갖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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