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재배 업체 지분 취득·MOU 체결로 관련주 언급
이슈마다 급등락 “관련주 투자, 안정적이지 않아”

캐나다의 기호용 마리화나 거래가 합법화된 지난 17일(현지시간) 앨버타주 에드먼턴에 있는 소매점에서 구매자가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캐나다의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 소식이 국내 관련주들을 뒤흔들고 있다. 대마 관련 사업을 한다고 알려진 코스닥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이슈마다 급등락이 반복돼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캐나다는 기호용(여가용) 대마를 전면 합법화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합법화로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대마를 재배·소지·소비할 수 있고 온라인과 우편으로 대마 거래도 가능하다. 대마 재배 농가에 대한 규제도 사라졌다.

이로써 캐나다는 주요 7개국(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중 의료용으로 제한하지 않은 대마를 최초로 합법화했다.

합법화가 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판매가 시작된 당일 200여곳의 대마 판매점이 문을 열었고 대마 구매를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코스닥 시장에서 대마 관련주로 묶인 뉴프라이드, 바이오빌, 오성첨단소재, 세미콘라이트의 주가가 상승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뉴프라이드는 전거래일보다 6.54% 오른 3745원을 기록했다. 세미콘라이트는 10.81%, 오성첨단소재는 5.91% 올랐다. 바이오빌은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도 반영되면서 29.78% 급등했다.

뉴프라이드는 미국 기업 최초로 국내 상장한 환적차량 전용타이어 제조 공급 업체다. 2016년부터 대마 재배시설를 운용하는 회사 지분 49% 취득하고 지난해 10월 51%를 추가 취득하면서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이후 의료용 및 기호용 대마 재배·추출·제조·유통·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바이오빌은 인테리어 사업을 주력으로 화학·헬스케어·면세·태양광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의료용 대마’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대마초 재배와 가공, 유통 전반에 걸친 허가권을 보유한 GNB(Global Naure Bio)사 지분 51%를 인수하고 기호용 대마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LED 플립칩 개발·제조업체인 세미콘라이트는 미국 CMS센트럴 지분 51%를 취득하고 의료용 대마 자동판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제조 사업을 하는 오성첨단소재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의료용 대마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마 사업을 직접적으로 영위하지는 않지만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거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는 이유로 주가가 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마 관련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를 조언한다. 1년 사이 관련 이슈로 급등락을 반복한 것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1월 뉴프라이드가 미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 대마 제품 첫 출하 소식을 발표하자 국내 시장에서 대마 관련주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뉴프라이드는 5거래일 동안 184.23% 상승했다.

급락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27일 뉴프라이드 최대주주가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튿날 종가 245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29.7% 떨어졌다.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도 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월 대마 관련주 투자 시 유의사항을 배포했다.

금감원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대마 사업과 관련해 과장 또는 추측성 허위 정보가 유포되는 등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마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의 대부분은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어 대마 관련 사업과 관련성이 적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급등락은 7월에도 반복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대마 허가 소식이 원인이 됐다. 식약처는 국내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뇌전증 등 희귀난치병 환자들이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0.34% 하락했지만 대마 관련주인 뉴프라이드(30.00%), 세미콘라이트(13.05%), 오성첨단소재(5.74%), 바이오빌(18.51%)이 일제히 올랐다.

하지만 급등 후 급락 역시 재연됐다. 다음 거래일인 7월 19일 뉴프라이드는 6.11% 하락했고 이날 오전에는 변동성완화장치(VI)도 발동됐다. 바이오빌도 VI 발동 후 7.74% 내렸고 세미콘라이트 7.62%, 오성첨단소재 7.57% 각각 하락했다. VI는 주가가 직전 체결가 혹은 전일 종가보다 일정 수준 이상 변동되면 2~10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마 관련 주식은 글로벌 주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최근 캐나다 대마 합법화에 따라 북미 마리화나 지수가 상승하면서 올랐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하지만 국내 기업이 하는 대마 관련 사업을 보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안정적인 투자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대마 사업은 단순히 재배하는 것보다는 이를 가공해서 상품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국내 기업은 대부분 공급·재배하는 회사에 지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주로 언급되는 기업의 매출 비중에서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대마 관련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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