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하자원 잠재가치 남한의 15배 추정”
문호개방 시 한국기업 경쟁력 입증 필요

북한 함경남도 대흥청년광산에서 마그네사이트가 채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광물자원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기업의 구체적 준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가치는 약 379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남측 광물자원 환산금액(284조원)의 15배 규모에 달하는 규모다. 남측이 10년간 북한산 주요 광물을 수입할 경우 45조원의 수입대체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696개의 광산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존자원이 풍부하다. 이 중 마그네사이트는 60억톤, 흑연은 200만톤으로 각각 세계 3위와 6위의 매장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의 잠재가치는 마그네사이트 200조원, 흑연은 2조 2057억원으로 파악됐다.

특히 가전이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으로의 활용가치가 높은 희토류는 약 20억톤의 매장량을 지녔을 것으로 추산한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기초 원자재를 북한에서 조달할 경우 철은 260년, 금은 5585년, 신소재로 각광받는 인상흑연은 339년 동안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북한광물자원의 잠재가치가 알려지며 한국기업들의 광물개발사업에 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현재 비철금속 제련 전문업체인 영풍 외 4개의 중견기업이 금속광물의 소재화 제조 공정을 공유하기 위해 DMR융합연구단과 협력 중에 있다. DMR융합연구단에 따르면 신소재로 각광받는 희토류와 마그네슘 등의 금속광물을 대상으로 탐사·채광·섬광·소재화하는 기술을 일정 부분 확보했다.

고상모 DMR융합연구단장은 “광물자원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향후 대기업과의 제조공정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2007년 10·4남북공동선언에 명시된 ‘남북협력사업 우대 조항(기반시설 확충 및 자원개발 시 각종 우대조건·특혜 우선부여)’에만 기대어 장밋빛 환상에 빠져있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문호개방이 이뤄질 경우 중국·호주·독일·싱가포르 등 세계적 광업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기업은 북한 광물자원 개발의 약 88%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북한에서 희토류를 자석으로 만드는 소재화 작업은 중국이, 마그네사이트를 마그네슘합금으로 만드는 것은 호주가 담당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광물자원개발 사업은 지금까지 민관 총 4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10년 5·24조치로 현지조사가 중단된 상태다.

한국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1년 북한광산 현지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22개 북한광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2003년 최초의 남북자원 공동개발사업인 정촌광산 합작계약을 체결해 2010년 중단되기까지 850톤의 흑연을 국내에 들여오는데 그쳤다.

북한에 투자했던 우리 기업으로는 ▲2005년 태림산업, 북한 룡강 석재 생산 ▲2007년 서평에너지, 천성 무연탄 사업 ▲2008년 아천글로벌, 북한 송학지역 석재가공공장 건립 추진이 있다.

업계에서는 정확한 광물자원 부존량을 평가하고 탐사할 수 있는 기술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아울러 미래핵심 광물자원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원 활용기술과 소재화 융합형 기술개발 역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고상모 DMR융합연구단장은 “한국은 광물자원 수입의존도가 거의 94%에 육박한다. 기업들이 기술현대화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희토류를 소재화해 자석으로 만들게 될 경우 부가가치가 상승하므로 금속광물을 소재화하는 기술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기술력이 북한 지하자원의 잠재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객관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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