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간부 표적 징계…“부당노동행위, 표적사찰 중단하라”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간부 표적 징계…“부당노동행위, 표적사찰 중단하라”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8.10.1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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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 “사규 위반 정황 다수 드러나…절차에 따른 조치”
‘보복인사‧노조활동 방해’ 이번이 처음 아니야
노조가입자, 부산‧제주 발령…조양호 국감 출석요청 쇄도하자 전원복직
사진=제갈민 기자
대한항공 부당노동행위 규탄기자회견. 사진=제갈민 기자

대한항공이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간부에게 대기발령을 내리는 등 또다시 표적 징계를 자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대한항공직원연대,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관계자들은 19일 오전 11시 대한항공 본사 앞에 모여 ‘대한항공 부당노동행위 규탄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한항공 인사팀이 노조에 가입한 간부들을 감시한 정황을 공개하며 “멈추지 않는 부당노동행위, 표적 직원사찰 행위를 중단하라”며 대한항공의 행태를 규탄했다.

대한항공 인사팀은 그 동안 승무원들로부터 수시로 들어온 제보를 근거로 이춘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홍보부장(선임 사무장)이 사규를 위반했다며, 지난 10일 그를 호출해 5시간에 걸친 조사를 행했다. 이후 이 홍보부장에게는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다.

이 홍보부장은 5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으며 인사팀으로부터 7가지 사항에 대해 질의를 받았는데, 관련 질의사항은 최근에 벌어진 일이 아닌 지난 2년간 근무 중 벌어진 일들을 사찰한 것이다.

인사팀이 이 홍보부장을 조사한 내용 중에는 ▲기내식 된장덮밥 소스를 외부로 반출한 것 ▲비행 중 이코노미석에서 쉬지 않고 퍼스트석에서 휴식을 취한 것 ▲성차별 발언 등 총 7개 사규 위반사항이 포함됐다.

노조 측은 이 홍보부장에게 내려진 인사조치와 그 사유가 합당하지 않다고 여겨 지난 18일 대한항공 측으로 ‘부당인사조치 철회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공문에 대한 답변으로 “최근 실시된 팀원들의 상향 평가에서 다수의 사규 위반 사항이 언급됐고, 이에 따라 사실 여부 및 정도 등에 대해 확인을 위한 조치가 있었던 것일 뿐”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노조는 대한항공이 지속적으로 노조 간부 사찰과 인사노무관리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한항공직원연대 설립 이전부터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을 사찰한 정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인력관리본부의 한 간부가 본부장에게 박창진 지부장의 동향을 보고한 것으로 판단되는 메시지 내용이 비행 브리핑룸 공용컴퓨터에서 메신저가 로그아웃 되지 않은 채 발견됐다. 이 간부는 “과장님 ***입니다. 혹시 본부장님께 드린 박창진 승무원 관련 자료를 공유 가능하십니까?”라고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 메시지를 발송한 간부는 지난 10일 이춘목 홍보부장을 조사한 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한항공의 노조 가입자에 대한 부당징계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김포에 근무하는 정비사 3명을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부산과 제주로 인사발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들 3명은 직원연대 운영진으로 새노조 설립을 추진한 직원이다.

해당 징계로 인해 대한항공은 ‘보복인사’, ‘노조활동방해’ 등의 논란에 휩싸였으나, 최근 부산과 제주로 인사발령이 난 정비사 3명이 원래 근무하던 일터로 복직됐다.

정비사 3명의 복직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출석요청이 쇄도하자 논란거리 하나를 줄이기 위해 그들을 원위치로 복직시킨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대한항공규탄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조원들은 “대한항공은 지부의 홍보부장을 표적해 지난 2년간 업무 안팎의 일들을 사찰하고 미미한 사규위반행위를 적한하고는 부당한 징계의 수순을 밟고 있다”며 “이번 개인사찰을 통한 징계추진은 시의성 있는 사규준수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연대지부 간부에 대한 불이익 조치와 노조활동 방해에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당전보 발령을 받았던 지부의 간부 3인이 원직복귀 발령을 받은 이후에 조차 이러한 징계가 자행되고 있다”며 “대한항공의 부당한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홍보부장은 “사측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료를 모아 노조 간부를 조사하고 징계를 내린 것은 명백한 노동자의 노조 활동 방해, 노동조합 탄압 의도가 명백하다”며 “사측은 부당징계를 즉각 철회하고 가족과도 같은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509팀으로 저를 당장 복귀 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이 홍보부장의 대기발령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지난 10일부터 대기발령조치를 내렸다”며 “제보에 따르면 이 홍보부장은 상습적인 기내용품 반출, 해외 구입 명품을 부하 승무원에게 반입토록 강요, 여승무원에게 반복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언행 등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 직원들이 제보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를 노조활동 방해, 개인사찰,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면담, 서면진술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조사 결과 및 사규를 토대로 해당 승무원에 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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