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수도권 소재 출신 신규 채용 69.5%…강원 2.4%, 제주 0.7%
농협금융지주(생명‧손해보험) 수도권 소재 출신 각각 84.5%, 82.3%
오영훈 “대학교 소재 지역 할당제” 제안…손 국장 “지적 나올 것” 반발

농협중앙회. 사진=연합뉴스

농협이 신규 직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서울‧경기‧인천 소재 대학 출신 졸업자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2~2018년 신규 직원 출신 대학교 지역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6년 동안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에서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교 출신자에 편중된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경우 2012년부터 8번의 채용 과정에서 매년 채용된 직원 중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자의 비중이 69.5%로 가장 높았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중앙회에 비해 다소 낮지만 여전히 신규 직원 채용 과정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자가 62.2%를 보였다.

농협은행은 중앙회와 경제지주에 비해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의 비중이 50%, 이어 경남‧북, 부산, 울산, 대구의 영남권 소재 대학 출신이 20.5%였다. 제주 소재 대학 출신 채용 비율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의 경우는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의 비율에서 각각 84.5%, 82.3%를 나타냈고 농협보험 직원 10명 중 8명꼴로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자가 대거 포진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농협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손남태 농협 국장은 “수도권 출신이 많은 건 수도권에 사람이 많이 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국장은 “전국에 있는 1132개 농·축협 조직에서도 채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골고루 채용되는 것”이라며 “수도권 대학 졸업자도 지방 출신이 있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2012~2018년 신규 직원 출신 대학교 지역 현황. 자료=오영훈 의원실
2012~2018년 신규 직원 출신 대학교 지역 현황. 자료=오영훈 의원실
2012~2018년 신규 직원 출신 대학교 지역 현황. 오영훈 의원실
2012~2018년 신규 직원 출신 대학교 지역 현황. 오영훈 의원실

이에 오 의원은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출신학교 중시 관행이 ‘농협 채용’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무분별한 고등교육 열의 형성과 학력 간 유발될 수 있는 임금 격차, 고학력 실업, 학력인플레에 따른 인력수급의 불균형 등 사회문제 해소가 급급한 상황에서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 의원은 “농협이 설립 취지의 본질을 고민하는 졸업생을 선택하기보다 높은 스펙을 가진 졸업생들로만 채워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며 “농업 생산성의 증진과 농가 소득 증대를 통한 농가 생산자의 협동 조직체라는 농협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대학교 소재 지역 할당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국장은 “지역 출신들을 고려하거나 지역 안배 등을 하면 왜 그렇게 했느냐는 지적이 나올 것”이라며 “실력으로 뽑는 것 아닌가. 보기 나름이다. 이 같은 (지적은)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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