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콤프’ 본인인증 시스템…고도화 수정 시급
콤프 매입 점포‧브로커, 카지노 인근 성행…단속은?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 “지적사항 개선위해 노력하겠다”

김규환 의원. 사진=김규환 의원실

정선카지노 강원랜드에서 불법대출, 콤프깡, 불법방치된 자동차 등의 문제가 빈번하고 지역사회 부흥을 위해 시작한 콤프마일리지(하이원포인트‧이하 콤프)가 불법의 온상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콤프는 전 세계 카지노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마케팅 제도다. 강원랜드는 게임실적에 따라 카지노 이용객에게 콤프를 지급하며, 이는 숙박, 식음, 교통, 기타 서비스 등 지역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콤프를 할인받아 구매 후 현금처럼 사용하는 ‘콤프깡’이 문제로 지적돼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까지 다뤄졌다.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김규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이날 국감에 출석한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에게 ‘콤프깡’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김규환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콤프 부정사용 적발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54건 ▲2016년 114건 ▲2017년 86건으로 총 254건의 콤프 부정사용이 적발됐다. 또 콤프 부정사용으로 가맹점이 해지 조치된 건수도 ▲2015년 18건 ▲2016년 32건 ▲2017년 8건으로 총 58건에 달했다.

강원랜드에서 밝힌 부정사용 해지 사례로는 ▲가맹점에서 서비스이 제공 없었는데도 포인트 결제가 승인된 경우 ▲가맹점 콤프단말기를 영업장 외로 이동한 경우 ▲사용고객에게 기준요금보다 많은 추가요금을 요구하고 결제한 경우 등이다.

사진=김규환 의원실

콤프 사용의 또다른 문제는 카지노 내 매장에서 금액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카지노에서 가지고 있던 현금을 다 소진한 방문객이 ‘콤프깡’을 통해 받은 현금을 쥐고 다시 카지노로 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는 2011년 도입한 휴대폰 본인인증 시스템이 너무나 허술하기 때문이다.

강원랜드가 도입한 휴대폰 유효성서비스는 콤프 소유자와 휴대폰 소유자 일치여부를 단순 인증번호 다섯 자리만으로 확인을 한다. 해당 시스템을 원천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콤프깡’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또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영매장에서 사용된 콤프 금액은 8800억원을 넘은 반면, 지역가맹점에서 사용된 금액은 18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실에도 강원랜드는 콤프정책을 확대하기에 급급하다. 강원랜드는 콤프를 택시요금이나 버스요금에도 지불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지만, 부정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콤프의 ‘지역화폐’ 기능으로써의 역할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의원은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에게 “콤프를 매입하는 점포가 강원랜드 인근에 버젓이 영업을 행하고 있으며 카지노 앞에만 가면 ‘콤프깡’이라고 외치는 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있다”며 “단속은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콤프를 카지노 직영매장에서는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상반되게 지역 소상공인 가맹점은 1일 8만원으로 제한해둔 것도 문제다”고 꼬집었다.

이어 “콤프의 올바른 정착과 지역사회 기여를 위해선 불법적인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고도화된 인증방식을 마련해야한다”며 “지역사회 부흥을 위해 강원랜드도 역할을 심각하게 고민해야하고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대답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 사진=제갈민 기자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강원랜드 측도 단속을 하고 싶지만 사법경찰권이 없어 보고도 단속을 못 하는 실정이라 안타깝다”며 “또 지역 가맹점의 콤프 사용량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카지노를 찾은 고객들은 카지노 인근에서만 활동하려 하면서 멀리 나가려고 하지 않는 점도 감안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표는 “지적받은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많은 지역이 이로운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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