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인테리어소품·명품브랜드·애견용품까지 판매해
영세자영업자 옥죄기 논란

올리브영 서울대입구중앙점. 사진=김민희기자

H&B 스토어 1위로 꼽히는 CJ 계열 올리브영이 최근 몸집을 불리며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진행된 중소기업벤처부 국정감사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의 올 상반기 월평균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1%가 줄었다.

일각에서는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젯거리인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및 역세권 장악’에 올리브영이 가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상 올리브영과 같은 H&B스토어는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화장품·유럽약국상품 등 해외 뷰티제품에 관심이 많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해왔다.

올리브영은 지난해부터 라이프스타일·명품화장품 컨셉을 강화한 서울대입구중앙점과 강남본점을 새로 오픈했다. 이들 매장에서는 기존보다 제품군을 확장해 생활소품과 인테리어 용품, 명품 화장품, 애견용품까지 판매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밀폐 용기 브랜드인 락앤락의 생활소품까지 입점해 1~2인 가구의 주머니를 여는데 큰 공을 세웠다.

올리브영 강남 본점은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높은 고객 유입률을 보였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주말에는 내점 고객 수가 일 평균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거주하는 A씨(28세)는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조명과 시계, 디퓨저 등의 인테리어 소품을 올리브영에서 구매한다. 1인 가구를 위한 독특한 소품이 생겨 미니백화점처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올리브영 2층. 사진=김민희기자

이처럼 올리브영이 사세를 키워나가는 가운데 영세업자들로부터 “대기업의 골목상권 죽이기”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자영업자 B씨는 “요즘 젊은 층 발길이 끊겼다”며 “대기업에서 (우리와) 같은 제품을 판매하면 우리더러 뭘 먹고 살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영세업자들이 이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이유는 올리브영이 리빙스토어로 발돋움하며 마트·문구점에서 취급하던 생활소품까지 들여왔기 때문이다. 잦은 세일과 CJ통합멤버십 혜택으로 같은 제품군을 판매하는 영세업자들은 자연히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대기업과 골목상권 취급상품 중복률을 낮출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역 영세상인들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대기업과 영세업자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에 관해 지적했다.

이와 관련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출의 대부분이 화장품에서 발생하므로 골목상권 침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상권분석 후 1~2인가구의 편의를 고려해 락앤락과 같은 생활용품을 배치했다. 화장품 구매 고객이 필요한 생활소품까지 한 번에 구매 가능하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올리브영을 라이프스타일스토어로 강화해나갈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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