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순이익 전년比 25%↑, 흑자경영 굳힌 권희백
中 ABCP 사태 불똥…국감서 정조준 예상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안정세에 돌입한 한화투자증권이 암초를 만났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그룹(CEG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권희백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른 권 대표는 1988년 한화증권에 입사해 약 30년 동안 영업·기획·자산운용 등을 수행해왔다.

권 대표가 이끈 한화투자증권은 실적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상반기 IB본부가 부진했지만 WM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나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45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상반기(358억원)보다 25.7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같은 기간 32.66% 늘었다.

WM본부는 올해 상반기 87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634억원)보다 37%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홀세일도 150억원의 수익을 내면서 전년대비 19% 늘었다. IB본부의 순영업수익은 전년(543억원)보다 17% 줄어든 451억원에 그쳤다.

취임 당시부터 ‘정통 증권맨’으로 평가받은 권 대표의 진가가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2015년 한화투자증권은 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12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듬해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각각 1929억원, 1608억원이었다.

하지만 권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96억원, 순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61%, 52.72%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5월 발생한 CEGCG ABCP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 에너지기업 CERCG의 자회사 CERCG 오버시즈캐피탈이 5월 발행한 3억5000만달러 규모 채권의 만기 내 원금 상환에 실패했다. 이에 CERCG가 지급보증한 ABCP는 부도 처리됐다. 이에 ABCP 포함 펀드들도 ABCP 편입금액 260억원 중 80%를 손실 처리했다. 개인투자자 4433명이 입은 손실은 약 208억원이다.

ABCP는 한화투자증권 주도로 특수목적회사(SPC)인 ‘금정제12차’가 발행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ABCP에 안정 등급인 ‘A2’를 부여했다. 이후 전문투자자를 통해 증권사 및 KTB자산운용사, 은행 신탁에 판매됐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정제12차 ABCP는 부도 우려가 있는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됐다”며 “이를 판매한 자산운용사가 교차부도가 발생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명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투자자들에 대한 성실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5월 18일 CERCG의 원금 미상환과 관련된 내용이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발표됐고 각 증권사·운용사에 이메일로 전달됐다”며 “하지만 KTB자산운용과 골듯브릿지자산운용 등은 부도위험이 크기 때문에 매매가 되지 않은 금정제12차 ABCP가 포함된 상품을 18일 이후에도 증권사를 통해 계속 판매했다”고 비판했다.

교차부도 가능성이 전달된 18일 이후에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이 매매가 되지 않는 해당 상품이 포함된 펀드 총 204억2626만원어치를 일주일 넘게 판매해 피해자를 양산하고 수수료를 챙겼다는 지적이다.

지 의원은 “위험을 알고도 해당 상품이 포함된 펀드를 판매·운용한 증권사·은행·자산운용사 등은 모럴해저드를 넘어 금융투자자들에 대한 사기다”며 “금감원은 즉각 해당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억울한 투자자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듯 보였다. 일부 업계관계자들은 한화투자증권이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것과 달리 해당 상품을 사들인 곳은 대부분 전문투자자를 통한 기관이며 개인의 비중은 약 4% 정도로 손실 역시 개인보다 기관이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주관사라는 점에서 책임이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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