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 진출 늘어도 중소형사는 ‘시름’
증권사 해외 진출 늘어도 중소형사는 ‘시름’
  • 김민아 기자
  • 승인 2018.10.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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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익, 미래에셋 75% 차지…현지법인 70%는 대형사
적자 이어지고 순익 감소, 고민 깊어지는 중소형사
여의도 금융가.사진=연합뉴스
여의도 금융가.사진=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해외 현지법인 설립에 나선 가운데 중소형증권사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현지법인 순이익이 증가해도 대부분 대형사에 쏠렸고 중소형사는 적자가 이어지거나 순이익이 감소한 법인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회사 해외 현지법인의 총 당기순이익은 4800만달러(약 543억원)로 전년 대비 5250만달러(594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증권사가 자기자본 규모 확충을 통한 업무 범위 확대와 영업실적이 부진한 현지법인을 청산해 수익이 증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의 전체 해외 현지법인 수는 47개다. 2015년 39개에서 2016년 42개, 지난해 43개로 매년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2015년 1034개, 2016년 1071개, 지난해 1013개, 올해 상반기 1001개로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모바일 주식거래가 늘면서 국내 지점 수를 줄였지만 해외 진출에는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해외 현지법인 증가와 수익성 확대는 대부분 미래에셋대우·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대형 5개사에 집중됐다.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증권사의 전체 해외 법인 중 대형 5개사는 2015년 67.5%, 2016년 69.05%, 지난해 67.44%, 상반기 70.21%를 차지했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증권사별 해외진출 현지법인 영업이익 현황’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 15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749억원(6607만달러)에 달했다.

수익 대부분은 대형사가 벌어들였다. 미국·중국·베트남·인도 등 12개 해외 법인을 갖춘 미래에셋대우가 약 563억원(4970만달러)을 기록해 증권사 전체 해외수익의 75%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사들도 지난해보다 흑자폭을 늘렸다. NH투자증권은 2016년까지 적자를 이어가다 지난해 866만달러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649만3000달러 이익을 냈다.

유 의원은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현지법인 수가 12개로 다른 증권사보다 많고 대부분 법인이 흑자를 기록했다”며 “현지에 진출한 시기도 다른 증권사보다 빨라 시장 선점 효과가 일어났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중소형증권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각 기업 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키움증권·SK증권·케이프투자증권·유안타증권의 일부 해외 현지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하거나 순익 규모가 축소됐다.

신한금투는 뉴욕 법인이 2억7300만원의 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억3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6억6100만원에서 올해 2억600만원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대신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8293만원 이익을 냈지만 올해에는 1억2057만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키움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이 지난해 4억8136만원에서 올해 7억9536만원으로 순이익 규모가 확대됐지만 자산운용의 인도네시아 법인이 8112만원 손실을 내면서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SK증권 홍콩법인도 같은 기간 1억8500만원 2억4900만원으로 손실이 확대됐고 2016년 법인을 설립한 케이프증권의 중국법인은 2809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캄보디아법인이 올해 8983만원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됐지만 홍콩법인의 순익 규모가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1억3726만원에서 올해 5907만원으로 줄었다.

중소증권사 관계자는 “먼저 현지에 진출한 증권사가 차지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고 진입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수익성을 논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며 “수익성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금융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신흥국을 대상으로 명확한 포트폴리오를 꾸려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소증권사는 해외 진출에 있어 모든 리스크를 안고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부도 컨설팅이나 개발도상국 시장 현황 자료 등 제도적인 지원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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