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커피숍 및 편의점 등 점포 꾸준히 증가
플라스틱 OUT 제도, 세부 지침 마련 절실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 사진=김민희 기자

플라스틱 규제를 시행한 지 두 달이 지났으나 저가커피숍과 편의점 등 ‘테이크아웃형 점포’에서는 여전히 일회용품 사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점포들은 900~2000원선에 저렴하게 아메리카노가 판매돼 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일각에서는 테이크아웃형 점포 이용률이 높은 만큼 플라스틱 규제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회용컵·종이빨대 등의 사용을 도입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비교하면 세부적인 지침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플라스틱 규제 이후 일회용 컵 사용이 제한되면서 대형 커피전문점 내 다회용 컵 사용률은 두 달 사이 80%나 증가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테이크아웃 점포 특성상 매장이용이 불가능해 소비자들에게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대표는 “플라스틱 규제 이후 자발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여름철에는 통상 하루에 400~500개의 플라스틱 컵이 나간다”며 “종이빨대 교체를 고려하고 있으나 플라스틱 빨대보다 단가가 높아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현재 테이크아웃형 점포의 플라스틱 규제는 업체와 소비자의 자발적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저가커피숍의 대표적 브랜드는 커피만·매머드커피·빽다방 등이다. 나이스비즈맵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일반상업·오피스 지역에서 저가커피숍이 높은 입점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커피매장 약 1만3000개 중 ▲매머드커피는 오피스 상권 입점률 34.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일반상업지역에서는 ▲빽다방(72.2%)과 ▲더벤티(68.50%)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근무하는 A씨는 “가격이 저렴하고 무인주문시스템으로 바쁜 출근길에 이용하기 편리하다”며 “텀블러는 매번 씻고 들고 다녀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 일회용컵을 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 내 일회용품 사용도 규제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즉석 원두커피 판매를 시작한 주요 편의점은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CU의 경우 즉석 원두커피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54%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상반기 2800만잔을 판매하며 4년간 약 1억잔이 넘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연내 이들 편의점은 점포수를 각각 ▲CU 1만2000개 ▲GS25 1만1000개 ▲세븐일레븐 6000개 등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편익을 우선한 이들 점포가 향후 꾸준히 늘어날 것을 미뤄 제한적인 플라스틱 규제의 한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환경보호를 위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철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행정사무관은 “테이크아웃형 점포의 일회용품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컵 보증금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법률이 시행되면 (테이크아웃 점포 등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컵 보증금 가격 책정은 민감한 부분이라 추후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해 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컵 보증금 제도는 일회용컵·용기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소비자들은 이용한 컵·용기를 해당 매장에 반환할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앞서 2002년 시행됐다가 법률적 근거 부족과 회수율이 낮다는 이유로 2008년 폐지된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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