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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기업인들의 무더기 증인 채택이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늘 그랬듯 ‘줄 세우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총수급 소환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기업들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5일 재계에 다르면 오는 10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국감을 앞두고 17개 상임위원회 중 상당수는 증인과 참고인 신청 명단을 확정했다.

◆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사행성 논란·요금제 개편 등 과방위 IT 현안 산적

총수급으로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박현종 BHC 회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이해진 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증인으로 출석,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해진 GIO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중소벤처기업부 국감 증인으로도 채택,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온라인 중소규모 업체 영업 범위 침범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이해진 GIO는 프랑스 행사를 근거로 불출석 통지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증인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카카오 역시 출석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교육문화위원회에서 확률형 게임 아이템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M’ 등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사행성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산자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규환·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포스코에너지가 400억원의 정부 정책지원금을 통해 연료전지 사업을 상용화시키면서 국고 손실을 유발했고, 포스코 자회사가 삼척에 건설 예정인 ‘삼척포스파워’ 발전소 인허가 과정에서 위법·특례 논란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도 산자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노조탈퇴 강요와 인사불이익 등 각종 논란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담철곤 회장은 경기도 양평에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200억원을 공사비로 유용한 혐의로 지난달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으며,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과 민사 소송으로 다투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2월에는 동양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증여세 포탈 혐의로 고발당했고,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도 횡령 혐의로 다투고 있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친인척 명의의 치즈 납품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거두고 가맹점에 대항에 보복출점을 하는 등의 문제의 진상파악을 위해 산자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우현 전 회장은 이같은 문제로 지난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산자위 증인으로 출석, 호텔업, 술집 등으로의 업종 확장과 자사 브랜드를 방송 출연을 통해 간접 광고한다는 논란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박현종 BHC 회장은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해 가맹점주에 대한 광고비 전가 등 갑질 여부에 대한 질의를 받는다.

◆ 이재용·구광모·최태원 등 방북 총수는 빠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증인 채택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는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농해수위는 대신 대표급들을 호출했다. 농해수위는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서경석 현대자동차그룹 전무,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 정도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이종현 롯데지주 전무 등을 불러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관련 민간기업의 기부실적 저조와 관련해 캐묻는다.

과방위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동통신 3사 대표들의 국감 증인 채택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다. 이들은 지난해 국감에서 통신비 인하안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국감 이후 통신비 인하 정책을 대거 발표했다. 이통 3사 대표들과 휴대폰 제조사 2곳 CEO는 올해 요금제 개편 실적과 5G 상용화 계획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택은 됐지만, 참석은 ‘글쎄’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5일 과방위에 증인 불출석 통지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고동진 사장은 신제품 출시 행사를 위한 말레이시아 출장이, 박정호 사장은 투자설명회가 예정돼 있다는 게 이유다. LG전자도 출석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위는 이동걸 산업은행장,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를 불렀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이번 국감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비롯해 남북 경협, 4차 산업혁명 지원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카허 카젬 사장은 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에 대한 질문을 받을 전망이다. 정승인 대표이사와 허연수 대표이사는 주요 편의점 가맹본사로서 최근 편의점 내 각종 불공정거래 구조개선, 출점거리 제한, 최저수익보장제 등 상생혁력 방안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노위는 조윤성 GS리테일 대표, 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 이운규 애경산업 대표,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을 채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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