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사장, 민주당 정책공약 부단장…삼성 합병 반대
국민연금 “현재 선임 절차가 진행 중, 후보자 결정되지 않아”
사무금융노조 “노동자들 정리해고한 인사, CIO 자격 없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사진=연합뉴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에 내정됐다고 알려진 가운데 국민연금 측이 부인하고 나섰다.

앞서 2일 오후 국내 일간지는 “주 전 사장이 CIO로 확정됐다”면서 “대형 증권사를 이끌면서 업계의 부적절한 관행을 타파하는 파격 행보로 주목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그러나 일각에서 CIO의 본업인 투자 경험이 적고 증권사 대표 시절 내부 직원들과 마찰을 빚은 전력 탓에 우려를 스스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연금 측은 “‘638조 굴릴 국민연금 CIO에 정권 핵심 주진형’ 보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합니다”라며 “현재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며 특정 후보자가 결정된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주 전 사장은 지난 7월 시작된 CIO 2차 공모에서 마지막 후보 5인 중 1인으로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유력한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주 전 사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지냈다. 특히 2015년 삼성 합병에 반대해 사퇴 압박을 받았다. 또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1차 청문회 당시 참고인으로 국회에 출석해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외에 2016년 2월과 3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총서정책공약단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활실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이처럼 주 전 사장의 CIO 임명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1년 3개월이 되도록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동자를 구조조정한 인사에게 노동자의 노후를 맡길 수 없다”고 주 전 사장의 CIO 내정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사무금융노조는 “CIO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그 대상자 중에 노동자를 구조조정했던 전력이 있는 인사가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주 전 사장이 한화투자증권에 취임하자마자 희망퇴직 접수가 시작됐다. 2014년 초 35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어 주 전 사장은 노동자들을 한화그룹 계열사로 전환 배치했다.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한 인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할 기금운용본부방이 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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