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된 가구 유형 ‘1인가구’, 2인가구 추월하고 증가 추세
20대, 50대보다 ‘100만원 이상 투자·저축’ 비율 높아, 40대는 양극화
절반 이상, 은퇴자금 준비 부족한 수준…‘특별한 방법이 없다’ 27%

서울의 한 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1인가구는 금융상품 중 예·적금 보유율이 가장 높고 절반 이상이 월평균 50~150만원을 투자·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수(540만 가구, 2016)가 2인가구를 추월해 한국의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이 된 가운데 1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에 따르면 1인가구는 예·적금 외에는 입출금, 보험, 주식(ETF), 펀드 등의 순으로 금융상품을 보유한 반면 신탁이나 일임 상품 보유율은 높지 않았다. 월평균 100만원 이상 투자·저축하는 가구의 비율은 50대보다 20대가 높고 40대는 타 연령대에 비해 고액·소액 투자 집단으로 양극화된 경향을 보였다.

연구소 측은 “금융상품별 금액 비중은 예·적금과 입출금 등 안전자산이 77.3%를 점유하고 있었고 투자자산(펀드, 주식, 신탁, 보험 등) 중에는 보험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40대까지는 투자자산(펀드, 주식, 신탁, 보험 등)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50대는 전체 투자자산 비중은 하락했지만 보험상품의 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인가구의 67.2%가 실손의료비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자동차·운전자 보험 외에 실손의료·암·연금·치아보험 순으로 가입 의향이 있었고 치아보험은 현재 가입률에 비해 가입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금보험과 간병보험도 가입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가입 중인 보험의 월 납입액은 10~20만원 미만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48.5%가 한 달에 20만원 이상을 보험료로 납입 중이었다. 20대에서 40대로 갈수록 보험 납입 규모가 커지다가 50대에 축소됐다.

1인가구의 보유 금융자산 종류(좌), 월평균 투자·저축 금액.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대출은 1인가구의 절반 정도가 보유 중이었다. 전체 가구 대비 신용대출 보유도가 높은 편이었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신용대출을 많이 활용 중이었다. 이는 다인가구 대비 자가보유율이 낮아 담보대출 활용도 상대적으로 낮고 20대는 소액 신용대출 이용률이 높은 편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에 대출을 보유한 1인가구 중 40% 이상이 대출 규모를 축소하기를 원한 반면 약 15%의 가구는 대출 규모를 증가시키려는 의향이 있었다.

대출이 없는 가구 중 대출을 받고자 하는 의향이 있는 가구의 비중은 약 10% 수준이었고 금액 규모는 담보대가 신용대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신규·추가 대출 금액의 용도는 ‘주택·전세자금’, ‘내구재 구입’, ‘생활비’ 순이었다.

신용대와 담보대의 용도별 특징은 일부 차이가 있었다. 신용대는 내구재구입, 결혼자금,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한 경우가 높았고 담보대는 주택·전세자금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대출 증감 의향, 대출금 사용 용도.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가구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였지만 연령대별로 사용하는 지급 결제 수단에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20대는 체크카드 이용률이 더 높았고 현금 사용률도 30·40대보다 높았다.

카드 혜택 인지도에 대해 연구소 측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고 1인가구 여성보다는 남성이 카드 혜택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며 “50대는 타 연령대에 비해 카드 보유 매수도 적고 혜택에 대한 관심도 크게 낮은 편이었지만 신용카드 사용률은 가장 높은 계층이라는 점이 특이했다”고 말했다.

1인가구는 공통적으로 ‘대형마트·쇼핑·대중교통·주유·외식’ 순으로 할인 혜택에 관심이 많았다. 1순위 선호도 1·2위인 쇼핑과 주유가 각각 마트와 대중교통에 밀린 것은 최선호 혜택과 ‘기본 탑재’ 혜택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남성은 ‘주유’와 ‘편의점’ 선호도, 여성은 쇼핑 영역 전반과 ‘대중교통’, ‘커피’ 할인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상위 5개 혜택 외에 남성은 20대 ‘편의점’, 40대 ‘영화·콘서트’, 여성은 20대 ‘커피’, 30대 ‘편의점’, 40대 ‘자동이체’ 선호도가 상위에 랭크됐다.

선호하는 카드 할인혜택 상위 10개 (좌), 남녀별 선호하는 혜택.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금융서비스 채널별 이용 의향은 ‘모바일뱅킹’이 가장 높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낮았다. 은행 지점 방문 의향은 인터넷전문은행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이는 50대의 은행 선호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20~40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이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모바일뱅킹은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다른 채널들의 선호도를 압도했다. (PC)인터넷뱅킹 이용 의향은 40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은퇴·미래 준비는 1인가구의 56.1%가 자산이 충분치 않다고 응답했고 보유 자산이 낮거나 1인 생활에 만족하지 못할수록 불안감이 더 크게 나타났다. ‘보유 자산 3억 이상’인 경우 절반 이상, 1인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경우는 45.4%가 미래 대비에 대해 ‘보통’이거나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미래 재정 준비 상황에 ‘지출 관리’, ‘추가 소득원 마련’ 등을 대책으로 생각했지만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대답도 27%를 차지했다.

1인가구의 4분의 3은 자신의 투자 성향을 ‘안정형’ ‘안정추구형’이라고 응답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안정형의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투자기간 고려’ ‘분산투자’ ‘나만의 투자 방식’ 등 투자 성향 관련 질문에는 ‘보통’이라고 응답한 1인가구가 많았고 연령대별 차이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은퇴를 위해서는 2억8000여 만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80% 이상이 은퇴자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준비 수준은 23.2%에 불과했다. 40대는 은퇴자금으로 3억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은퇴자금을 준비하고 있는 가구의 비중, 준비 정도 모두 연령대에 따라 상승했지만 50대조차 충분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1인가구는 35.6%가 은퇴자금을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준비 수준도 예상 은퇴자금의 11.3%에 불과했다. 20~40대는 60~69세 사이에 은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50대 다수는 5년 늦은 ‘65~74세’를 은퇴 시점으로 생각했다.

연구소 측은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1인가구는 5명 중 1명 정도였지만 정보 검색 등을 포함하면 83.6%가 은퇴 준비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을 취했다”며 “최근 1년 이내 은퇴 준비를 위해 취한 행동들을 살펴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필요자금 계산’ ‘생활자금 조정’ 등 구체적으로 은퇴 준비를 실천에 옮기는 경향이 높았다”고 말했다.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이 은퇴자금 준비가 부족한 수준이라고 느꼈고 주요 장애 요인으로 60% 이상이 ‘경제적 여력 부족’을 거론했다. 이어 절반가량이 ‘생활비 충당 후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고 ‘공적연금으로 충분’, ‘은퇴 후 자금 충분’ 등의 응답은 10% 미만이었다.

또한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이 예·적금으로 은퇴자금을 마련하고 있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연금, 보험·투자상품 등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보유 중인 개인연금은 ‘연금보험’(56.2%), ‘연금저축보험’(47.0%) 등 보험상품이 다수로 나타났다.

미래를 위한 대비 충분도와 대응 방법.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가구가 생각하는 은퇴자금 수준 및 준비 정도.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한편 연구소 측은 1인가구 증가와 3인 이상 가구의 비중 하락 현상이 향후에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과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장수하면서 사별 등으로 인해 고령층 여성 1인가구의 비중이 높았던 반면 20~30대에 취업이나 만혼 등으로 1인 생활을 시작한 이래 40~50대까지 1인 생활을 유지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남성 1인가구 수(268만 가구)가 여성 1인가구 수(272만 가구)에 근접했다.

1인가구는 서울과 경기도에 가장 많이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1인가구 비중은 강원도가 가장 높았고 다인가구가 많이 사는 경기도의 1인가구 비중이 가장 낮았다.

한국의 1인가구는 순자산 약 1억2000만원, 부채 1900만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자산 중 40%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연령대별 1인가구의 소득은 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서 50대로 갈수록 소득이 증가하는 다인가구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1인가구는 다인가구 대비 높은 수준의 소비 성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돼 소비지출 분야에서 1인가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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