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저공해 차량 인증, 세금 절감 효과
CVT 미션, ‘터보 스포츠’ 대비 더딘 반응…효율 위한 희생
평균 연비 ℓ당 11.7km…제원 상 수치와 큰 차이 없어
주행보조 장비 제외…국내 소비자 즐겨 찾는 편의사양 적용

혼다 어코드 터보. 사진=제갈민 기자

최근 자동차 업계에는 다운사이징 열풍이 불고 있다. 혼다자동차 역시 추세를 따라 다운사이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어코드 1.5ℓ 모델이다. 혼다 어코드 1.5ℓ 모델은 ‘어코드 터보’로 명명됐으며 기존 2.4ℓ 모델을 대응한다.

어코드 터보는 기존 2.4ℓ 모델 대비 배기량은 대폭 낮아졌으나 출력과 토크는 각각 194마력과 26.5kg‧m으로 소폭 상승해 눈길을 끈다. 이는 경쟁사의 2.5ℓ급 모델과 비슷한 수치다. 출력뿐만 아니라 연비도 향상돼 직전 모델이나 경쟁사의 타 모델보다 경제적이다.

어코드 터보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CO₂ 배출량도 km당 118g으로 감소시켰다. 이는 국산 준중형 차량과 비슷한 수치다. km당 118g의 CO₂ 배출량 수치는 저공해 3종 차량에 해당돼 차량 구매 시 세금 감면 혜택과 공영주차장 사용 시 요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낮은 배기량으로 자동차 세금 또한 낮게 책정된다. 덕분에 유지비 측면에 있어 경쟁 디젤 모델과 동등한 수준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2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어코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어코드 터보 시승코스는 곤지암리조트에서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더 오주(THE OZOO) 카페’까지 왕복이며,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더 오주 카페로 향할 때는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이용했으며, 어코드 터보 모델은 곤지암리조트로 돌아올 때 시승했다.

어코드 터보는 타 모델보다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ctive Noise Control)과 휠 레조네이터(Wheel Resonator)를 적용했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은 외부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부밍 소음을 실내에 설치된 3개의 마이크로폰으로 감지해 반대되는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또 주행 시 타이어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소음을 같은 주파수로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는 휠 레조네이터를 적용해 조용한 가속을 뽐냈다.

뿐만 아니라 효율과 정숙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1.5ℓ 직분사 VTEC 터보 엔진과 무단자동변속기(CVT)의 조합으로 194마력과 26.5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덕분에 동급 경쟁모델 대비 최고의 연료 효율을 자랑하며, 낮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가속 성능을 지녔다.

하지만 어코드 터보에 장착된 CVT는 반응이 약간 더딘 듯해 아쉬움이 남았다. 고속주행 중 가속을 행할 때 변속이 반박자 느린 느낌은 다른 기자들 사이에서도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CVT는 기어변속 응답이 늦은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코드 터보에는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패들시프트가 장착돼 있다. 패들시프트 장착으로 운전자는 원하는 타이밍에 임의로 기어변속을 할 수 있으며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실제 패들시프트를 이용한 기어변속은 응답성이 빨라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어코드 터보를 시승하는 동안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다. 시속 100km를 넘어선 고속주행에서도 부드러운 주행을 이어갔으며, 넓은 차체 덕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혼다 어코드 터보 계기반. 36.6km를 시승 한 후 평균 연비와 주행가능 거리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갈민 기자

곤지암리조트에 도착해 계기반을 확인한 결과 트립상 평균 연비는 ℓ당 11.7km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제원 상 평균 연비 ℓ당 13.9km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어코드 터보 실내는 ‘터보 스포츠’, ‘하이브리드 투어링’ 모델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가장 다른 부분은 변속기다. 어코드 터보의 변속기는 기어 노브를 적용했다. 터보 스포츠와 하이브리드 투어링이 전자식 버튼 타입 변속기를 적용한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또 혼다 센싱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레인와치 등 주행보조 장비를 탈거한 것 역시 상위 트림과 다른 부분이며, 해당 장비들은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첨단기능은 적용하지 않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 편의사양이 적용돼 있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수입차량 중 플래그십 세단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려운 1, 2열 열선 시트를 포함해, 조수석과 운전석의 무릎 에어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이 외에도 직전 모델에는 없었던 전자식 주차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기능을 적용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혼다 어코드 터보 실내. 사진=제갈민 기자

어코드 터보의 차체 제원은 전장 4890mm, 전폭 1860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2830mm로 상위 트림들과 동일하다. 이는 곧 1.5ℓ급의 차량으로 대형차에 준하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공차중량은 1465kg에 불과하다. 어코드 터보가 높은 연료 효율을 내면서도 민첩한 주행성능을 뽐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어코드 터보 모델은 특정 경쟁자가 따로 없다. 굳이 실내공간과 출력, 연비, 판매가 등을 모두 고려해 경쟁모델을 꼽으면 토요타의 캠리와 닛산 알티마 2.5ℓ급 가솔린 모델을 지목할 수 있다.

2.5ℓ급 차종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출력과 토크, 실내공간 등에 있어 뒤지지 않는다. 또 배기량이 낮은 만큼 연비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CO₂ 배출량도 적어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경쟁모델들과 판매가를 비교해 보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판매가는 닛산 알티마가 2960만원이며, 토요타 캠리가 3540만원으로 어코드 터보보다 소폭 저렴하긴 하나 세금을 비롯한 경제성을 모두 고려하면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다.

10세대 어코드 터보는 국내 시장에서 3590만원에 판매중이다.

혼다 어코드 터보 후면. 사진=제갈민 기자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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